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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건/판결 등록 2005.07.04(월) 17:56

“ 혈액응고제제 - 에이즈 관련있다 ”

법원 첫 인정…혈우병 환자들 손 들어줘

혈액응고 제제를 투여했다가 에이즈에 집단감염된 혈우병 환자들이 혈액제제를 제조·공급한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수혈을 통한 에이즈 감염을 인정한 법원 판결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혈액을 가공한 혈액제제와 에이즈 감염의 연관성을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백춘기)는 4일 혈액제제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이아무개(16)군 등 혈우병 환자 16명과 이들의 가족 53명이 ㈜녹십자홀딩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이군에게 3천만원을, 이군 가족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박아무개(18)군 등 에이즈 감염자 11명과 그 가족에 대해서는 혈액제제로 인한 감염은 인정되지만 감염 사실을 안 지 10년이 넘은 시점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시효가 소멸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김아무개(50)씨 등 감염자 4명은 혈액제제와의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혈액제제 제조에 필요한 혈액을 채혈·조작·보존·공급하는 업무는 이용자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정하게 수행되지 못할 경우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게 된다”며 “채혈 당시의 최고 의학기술 수준에 맞춰 병원균 감염 여부를 검사해 하자를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회사 쪽의 잘못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혈액제제에 사용된 혈액의 주인인 오아무개와 김아무개씨가 에이즈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기 불과 30~45일 전에 채혈한 혈액을 혈액제제에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혈액제제의 경우, 제조업자가 손해발생의 다른 원인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혈액제제와 에이즈 감염과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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