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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2.21(월) 18:03

채석장→정수장→생태공원


1978년부터 서울 서남부 지역에 하루 40만t의 수돗물을 공급하던 선유정수장은 경기도 구리시 강북정수장이 들어서면서 2000년 12월 문을 닫았다.

쓸모없고 삭막한 3만4천평의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였던 선유도를 ‘호텔터’로 매각하려는 계획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2년 동안의 재단장 작업을 통해 2002년 4월 한국 최초의 ‘정수장 재활용 공원’을 만들어냈다.

“원래의 건물을 어느 정도 두면서 자연을 되살린다”는 재활용의 원칙이 적용됐다. 시멘트 콘크리트와 철로 만든 정수장 건물은 최신식 화장실, 아이들을 위한 환경놀이터, 원형극장, 수생식물원 등으로 재탄생했다.

2002년 한강 전 구간을 걸어서 답사한 역사기행가 신정일씨는 “1970년대 도시화 물결을 따라 영등포공단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어진 선유정수장은 산업화·도시화의 증거였다”며 “이런 공간이 시민들에게 한강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유도 공원에서 인공과 자연의 엇갈림을 볼 수 있다. 70년대 만들어진 정수장 건물의 벽과 기둥은 시간을 거듭 할수록 낡아가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침전지의 콘크리트 사이로 봄을 준비하는 원추리와 물푸레나무가 이미 움을 틔우고 있다. 자연의 살을 파고들었던 거친 콘크리트 사이로 자연의 새살이 돋아나는 것이다. 양평동과 선유도를 잇는 길이 469m의 활 모양 ‘선유교’도 인간과 환경의 친화라는 선유도 공원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성공했는지 다시 태어난 선유도 생태공원은 2003~2004년 국내외 건축·조경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양장일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선유도에 인공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변화를 배려한 ‘재활용 생태공원’이 들어선 것은 다행”이라며 “서울시가 앞으로 노들섬 등 한강 섬들과 둔치 등에 대한 생태·경관 복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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