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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26(일) 19:32

학생들 “위상 떨어질라” 국립대통합 난항



△ (사진설명) 무릎 꿇은 총장님 강원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10여명이 삼척대와의 통합 관련 교수들의 찬반 투표를 반대하며 최현섭 총장 앞에서 무릎을 꿇자, 최 총장도 “그렇다면 나도 꿇겠다”며 무릎을 꿇은 채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다. 강원대는 논란 끝에 지난 주 개표까지 마쳤지만, 학생회와 동문회에서 통합 반대운동을 선언해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경북-상주대, 충남-충북대 등 논의 중단
대학본부 위치·학과 배치 등도 갈등 요소
일반대-전문·산업대 통합논의는 순항

교육부가 정한 국립대 통합과 구조개혁 지원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대학 구성원들의 반대와 교육부의 전략 부재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50개 가운데 현재까지 8개 대학만 통합에 합의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그나마 통합에 합의한 대학도 단과대학 배치나 학과 통폐합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잇따른 통합논의 무산= 지난해 말부터 통합을 추진해온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이 구성원들의 의견차이로 표류하고 있다. 두 대학은 논란 끝에 지난 주 찬반 투표를 진행했지만, 경북대는 교수들만 찬성(68%)률이 높을 뿐 교직원과 학생들은 각각 55%와 88%가 통합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상주대는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교수들이 야간에 학생들 몰래 기습투표를 강행(73% 찬성)했지만, 김종호 총장이 교수협의회의 투표를 원천무효를 선언한 데 이어 통합 논의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삼척대와 통합을 추진해온 강원대도 지난주 가까스로 찬반 투표를 했었지만, 총학생회와 동문회가 통합반대 방침을 밝히고 나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통합 양해각서를 교환했던 경남 진주 경상대와 창원대도 대학본부 위치를 놓고 갈등하다가 지난 3일 결국 통합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충남대와 충북대도 지난해 10월 도를 뛰어넘어 새 행정수도에 통합대학을 세우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통합을 추진해 왔지만, 교수와 학생, 동문 등의 반대로 7개월만에 통합을 중단했다. 군산대와 익산대는 지난달 24일 통합 찬반 여부에서 교수들의 반대표가 반수를 넘어 무산됐다.

제주산업정보대와 사립대인 제주 탐라대의 통합도 재정 마련 방안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왜 진통 겪고있나?=초기에 대학 통합이 난항을 겪은 것은 대부분 통합 후 구조조정에 따른 신분 불안 등을 우려한 교수들의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이 교수 정원 축소없는 통합을 약속함에 따라 교수들의 반대는 크게 줄었다.

대신 현재는 경북대와 상주대, 강원대와 삼척대 통합 갈등에서 드러나듯 이질적인 대학 간의 통합에 대한 학생들과 동문들의 반발이 가장 크다.

경북대와 강원대 등 지방의 주요 거점대학 학생들과 동문들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의견 등을 종합해보면 이들 대학과의 통합으로 학교 위상이 추락할 것이라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주대 학생들은 학교가 없어지는 대신 통합대학의 총장 명의로 된 졸업장을 달

라고 요구하고 있어 경북대 학생회쪽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본부를 진주에 두느냐 창원에 두느냐 하는 문제에 막혀서 통합이 무산된 경상대와 창원대에 보듯 대학본부의 위치나 학과 배치 등을 둘러싼 갈등도 상당한 걸림돌이다. 지역 간 대학 간 의견차를 조정할 수 있는 대학사회의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교육부의 전략 부재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15개 국립대 폐지라는 목표만 던져놓았을 뿐 대학 구성원들을 설득시켜 신뢰를 쌓는 노력이나 통합에 따른 비전 제시 등이 약했다는 지적이다.

전국 종합,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15곳 줄이기는 희망치일뿐”

대책 ‘두 손 놓은’ 교육부

애초 2009년까지 국립대 15곳을 줄이겠다던 교육부는 통·폐합 논의가 삐걱거리면서 “15개는 희망치일 뿐”이라며 다소 주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현재 진행 중인 통폐합도 애초 교육부의 구상과 다르다. 구조개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문 분야와 학과 중복이 많은 대등한 일반대끼리 통·폐합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의 통·폐합 논의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일반대가 전문대·산업대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개혁이라기보다는 전문대가 4년제로, 산업대가 일반대로 승격하는 절차를 밟고 있을 뿐이라는 냉소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고민은 통·폐합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산 증액도 눈에 뛰는 가시적 성과가 먼저 제시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부 판단이다.

김경회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추진본부단장은 “교육부는 제도적 보완책을 통해 통합 촉진을 유도하겠지만 구조개혁은 근본적으로 시장 기제에 의해 대학이 자율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구조개혁 예산 800억원 가운데 국립대 통·폐합과 구조개혁 선도대학에 각각 400억원씩 지원하기로 했으나 통·폐합 논의가 지지부진함에 따라 이런 배분 칸막이를 없앴다. 통·폐합 계획에 대한 질적인 평가를 통해 액수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통·폐합 대학’에 대한 지원액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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