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눈] 산불 피해면적 줄여잡는 경북도

“산불은 계속 번져도 피해면적은 줄어든다?”

경북도는 21일 “포항시 흥해읍 흥안리에서 난 산불이 임야 10㏊를 태우고 18시간28분 만에 꺼졌다”고 발표했다.

도와 포항시는 불이 한창 번지던 지난 20일 오후 7시께 피해면적이 70여㏊를 넘었다고 밝혔지만 3시간 뒤에는 50㏊로 축소한 데 이어 다음날 아침에는 다시 임야피해가 10㏊밖에 안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길은 강풍을 타고 밤새 계속 번져나가 흥안리에서 2.5㎞ 떨어진 오도리 마을까지 이어져 해발 150여m 안팎의 오봉산, 곤륜산, 신흥리 뒷산, 앞산 등 많은 임야가 불에 탔다.

경북도 관계자는 “불길이 나무에 닿아 되살아날 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탔을 때만 피해면적으로 잡는다”고 말했다. 포항시의 한 관계자도 “참나무와 아카시 등 잡목들은 불에 타도 피해면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털어놔 피해면적을 고의로 축소했다는 의혹을 불렀다.

헬기 9대와 소방차 14대, 주민, 공무원, 군인 등 2천여명이 15시간 만에 진화한 영천시 임고면 고천리 산불도 임야 10㏊만 태웠다고 경북도는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영천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임야피해가 21㏊로 조사됐는데 도에서 왜 그렇게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되물어 경북도가 앞장서 피해면적을 줄였다는 의혹은 더욱 커져갔다.

산으로 둘러싸인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에서 난 산불도 10㏊만 태운 것으로 돼 있다. 이 불은 화매리에서 산을 수십여개나 넘어 20㎞ 이상 떨어진 하산리까지 번져 영양군 관계자들은 불이 난 뒤 4시간 만에 피해면적이 적게 잡아도 20㏊를 훨씬 넘을 설 것으?추정했다.

“행정당국에서 발표하는 산림 피해면적의 10배를 진짜 피해면적으로 봐야 한다.”

이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산림공무원들이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피해축소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포항/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