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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1.07.23(월) 19:33 KST
    영남 한겨레/사회/영남

    ‘좁은 문’ 직업현장 구슬땀체험



    여대생 기업연수 현장

    20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반도체 연수원. 여름방학을 맞아 노동부가 마련한 기업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140명의 여대생들이 3주 동안의 `근무'를 마무리하며 평가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3주일간 서울~이천~청주를 오가며 땀을 흘렸다. 오리엔테이션과 취업특강 등을 들은 뒤 희망부서에 배치돼 업무를 처리하며 과제를 제출했고, 기업경영게임 등을 통해 팀워크와 경제 흐름을 익히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쳤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직업의 세계를 체험하기 위해 왔다”는 우수혜(서울여대 불어불문4)씨는 “홍보팀에 배치돼 꽉 짜인 일정 속에서 언론, 광고, 전시, 판촉 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 다른 데서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강소이(서울여대 영어영문4)씨는 “인문계 졸업생으로서 이 사회에서 뭘 할 수 있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실제로 필요한 게 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계기였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은 이처럼 `막연한 취업준비로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여대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그러나 “인원이 늘어 기회가 많아진 것은 좋았지만 그에 맞는 준비가 부족했다” “실제 직장에서는 남자 동료와 함께 일하고 경쟁해야 하는데 여대생끼리만 연수한다는 게 비현실적이다” “부서에 따라 교육의 질이 너무 달랐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선배 여사원과 대화시간에는 “이런 불경기에 어떻게 취업문턱을 넘을 수 있는지?” “남자들이 대부분인 직장에서 어떤 점이 힘들고 어떻게 적응했는지” “취업 때나 승진 등에 남녀차별은 없는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해 12월 입사한 김영미 선행소자팀 연구원은 “우리 동기 100명 가운데 여자가 21명일 정도로 능력만 있으면 여성에게도 기회가 온다. 특히 수시채용에 대비해 각 부서가 원하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평생 내 일을 하고 싶어' 토익 토플 텝스 등 영어와 인터넷 실력을 닦고, 전공 외에 정보검색사 등 자격증을 따고, 복수 전공과 해외연수 등을 한 경험을 들려줬다. `대학을 4년 다니는 친구는 거의 없고 대부분 5~6년씩 다닌다'거나, `고시도 사법·행정만이 아니라 변리사 등 다양하게 도전하고 해외취업도 생각한다'고 말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했다.

    이런 경쟁 속에서 `여대생 기업연수'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동부 여성정책과가 지난 6월25일부터 오는 8월31일까지 마련한 이번 연수에는 전국 45개 여대와 남녀공학에 재학중인 여학생 840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된 지난해 서울지역의 5개 여자대학 220명이 참가해 94%가 `해마다 이런 연수가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게 규모가 커진 계기가 됐다. 응모 학생들도 늘어 각 대학 취업정보실에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내고 면접 등을 거치는 `경쟁'을 치렀다. 참여 기업도 다양해져 가장 많은 학생을 받아들인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삼성, LG, 근로복지공단, 호텔롯데 부산, 한국까르푸, 대구백화점, 쌍방울개발 무주리조트, 금호생명 등 82개 기업이 연수기회를 제공했다.

    이천/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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