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눈] '향교 공방' 에 뒷짐진 대구시

대구시 홈페이지(www.metro.taegu.kr) 시민게시판에는 대구향교의 보조금을 둘러싼 공방이 100일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대구향교 비리에 관한 글은 50여건이며, 조회수도 300~500건 정도로 매우 많은 편이다.

11월 들어서는 서로 “자꾸 이러면 쇠고랑을 찰 것이다”는 험한 표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대구시가 대구향교에 해마다 6천만원 가량 지원하는 교화사업 보조금의 유용 또는 횡령 논란이다.

`대구청년유림' `시민' `학부모' `교육자'라는 이름의 네티즌들은 “대구향교가 시 보조금을 횡령 또는 유용하는 등 비리가 많다”며 시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향교쪽은 “불만이 있는 일부 관계자들이 음해하는 것”이라며 “대구향교는 시 보조금 집행이나 교화사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향교는 범죄집단'이라는 글을 올린 `시민단체'라는 네티즌은 “97년부터 대구향교가 시민의 혈세인 시 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이 구청 감사에서 적발됐는데도 향교쪽은 변명하고 있다”며 “시는 즉각 대구향교에 대한 감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향교쪽은 `특정단체를 헐뜯는 자는 쇠고랑을 찰 것이다'는 글에서 “시 보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면 직접 와서 확인해보라”며 “인터넷을 통해 대구향교를 모함하는 사람들은 정신과 진단을 받는 게 좋겠다”고 응수했다.

논쟁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시가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아직까지 한번도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조금 문제는 일단락됐고, 그외 내용은 향교의 내부문제로 보여 시가 관여할 성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조금은 시민세금이므로 조그만 의혹도 없어야 한다. 시는 홈페이지에 오른 글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어느쪽 주장이 사실인지를 명확하게 가려줄 의무가 있다.

대구/이권효 기자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