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주민, 수년째 원인 모를 질병에 `신음'

최근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 움직임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리 섬 주민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복통 증세에 자주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섬 주민들은 특히 수년째 이 같은 증세를 호소하고 있으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일 난지도 주민들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섬 주민 상당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두통과 어지럼증, 속이 메스꺼운 증세 등을 자주 호소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구토증세까지 보여 보건진료소 등을 찾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봄철 마을 앞 해상에 안개가 짙고 남서풍이 부는 날이면 매캐한 유독가스 냄새로 이 같은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청.장년층 보다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증세가 더욱 심하고 일부 주민들은식욕 부진으로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지도 보건진료소 전준옥(28.여) 소장은 "섬 노인들이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럼증, 소화 불량 등을 호소하며 진료소를 찾는 경우가 많고 30대 중반의 한 남자 주민은 자주 머리가 아프고 구토증세까지 보여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으나 별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 아이들도 호흡기 질환이 많은 편이나 이 같은 섬 주민들의 질병 원인을 아직 정확히 잘 모르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섬 주민들은 "주변에 대산공단을 비롯한 공업시설들이 속속 들어선 이후 풍요롭던 어장이 황폐화된 것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당진군 관계자는 "지난 98년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역학조사를 한 적이 있으나 대기 유해물질이 모두 기준치에 미달됐다"며 "주민들이 고통을 계속 호소하고 있 는만큼 다시 현지 상황 파악과 함께 인근 공단과 협의를 거쳐 발병 원인 분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난지도와 소난지도에 모두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난지도는 대난지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최근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를 위해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4.5㎞정도 떨어진 주변에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현대정유 등 대산공단이 들어서 있다.

(당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