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의료보호대상자 처방전 약국서 '외면'

“보호는커냥 약도 못사요”

“의료보호제도는 차별없는 의료혜택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 의료보호 대상자들을 반기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21일 김명월(69·의료보호1종대상자·대전시 문창동)씨는 충남대병원 앞에서 신경통과 고혈압 관련 처방전을 손에 쥔 채 암담해했다.

약국들이 김씨 같은 의료보호대상자에게 “해당 약이 없다. 먼저 지어간 약의 복용기간이 남아 보험이 겹쳐 줄 수 없다”며 약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기독교청년회가 지난달 27, 28일 충남대병원 약국 3곳과 대전시내 유명약국 3곳에서 의료보호 처방전과 일반 의료보험 처방전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 일반 처방전의 경우 4곳에서 약을 주었으나 의료보호 처방전을 제시했을 때 약을 준 곳은 단 1곳에 불과했다.

김씨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의료보호대상자는 전국적으로 155만여명. 의료보호대상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능력이 없고 61살 이상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이거나 국가유공자 인간문화재 탈북자 등 사회가 특별히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의료차별을 받는 원인은 정부가 책정한 약값 예산이 진작에 바닥난데다 약값을 포한한 진료비 청구절차가 복잡해 약값 지급이 늦어지면서 경영난을 우려한 일부 약국이 약 판매를 회피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정부가 의료보호대상자 진료비 등으로 책정한 예산은 모두 1조428억원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 가운데 추가경정예산 2459억원은 99년도 확정 채무분”이라며 “부족예산 추정치가 본 예산에 반영돼야 의료보호대상 저소득층이 받는 불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결국 약국을 전전하다 4번째 들른 약국에서 약을 받았다.

대전/송인걸 기자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