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눈] 강남 쓰레기 몸살의 '주범'

서울 강남구에서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선정 문제를 놓고 지난 16일 시작된 `쓰레기 대란'이 21일 오전 일원동 쓰레기소각장 반입이 시작되면서 일단락됐다.

쓰레기소각장에 쓰레기 반입이 중지된 5일 동안 강남구 여기저기에는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 `쓰레기 몸살' 발단은 어처구니 없는 곳에서 시작됐다. 구의회와 구청 사이의 감정싸움 탓이었던 것이다.

구청은 지난달 20일 일원동 소각장 주변 주민들에게 기금 40억원을 주민복지금 명목으로 나눠줬다. 이에 구의회가 기금을 자신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집행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주민지원협의체의 위원 선출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구의회는 이 사안에 대해 권문용 구청장의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구청장은 의회에 출석조차 않는 등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의원들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음은 물론이다.

구청쪽도 사태 악화를 부채질했다. “주민지원금이 적법하게 지급됐다”며 임시로 쓰던 세곡동 처리장 용량이 다 찰 때까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소각장에 쓰레기 반입이 막힌 뒤에도 “부구청장과 담당 국장이 구의회에 출석해 충분히 답변했기 때문에 구청장이 해명할 필요는 없다”며 사태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문제의 파장이 커지자 부랴부랴 임시회를 소집해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을 선출하기로 한 구의회나, 문제 해결에 팔짱만 끼고 있던 구청 모두 주민불편에는 `오불관언'이었던 셈이다.

이형섭 기자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