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세우자]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에 알고나 먹게 해야

“유전자조작(GM) 농작물이 인간을 비롯해 동물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먹거리를 자녀들에게 먹일 수는 없죠.”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19개 농업·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유전자조작식품(GMO) 반대 생명운동연대(이하 생명연대) 집행위원장 권영근(52·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씨의 경고다.

1999년 세계 제1의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생산된 콩의 47%, 면화의 58%, 옥수수의 37%는 유전자조작된 것들이었다.

그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콩 142만t 가운데 67만t이 유전자조작 콩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식용 콩 자급률이 29%임을 고려하면 우리가 먹는 두부, 된장 등 콩류 제품의 33.7%가 유전자조작 농작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조작 농작물이 전세계에 급속히 퍼져나가자 농산물 수입국인 유럽, 아시아의 소비자·농민단체들은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 농작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농업연구청 존 티스데일 박사는 “현재로서는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인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 뚜렷한 과학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는 한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럽·아시아의 수입국가들은 “무해하다는 확증이 없으므로 제재는 당연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권 소장은 “유전자 조작은 생명을 창조하는 행위와 같다”며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은 생태계를 교란시켜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조작식품 반대 홈페이지(www.my.dreamwiz.com/antigmo)에서 유전자조작 농작물에 대한 최선의 대안은 “수입·가공식품을 멀리 하고 생활협동조합이나 유기농산물단체를 통해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공급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정부가 생명공학 지원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오히려 `검증'과 `감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올 3월부터 실시할 유전자조작 농작물 표시제를 농산물 전체품목으로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에까지 확대해 유럽 수준으로 높여야 하고, 유전자조작 농작물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원산지 표시뿐 아니라 거래처 표시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한필 기자hanphi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