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세우자] “1%가 아름답다” 기부문화 새 실험

나눔의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의 정착을 위해 새로운 실험을 벌이는 곳이 있다. 99년말 만들어져 이제 갓 돌을 넘긴 `아름다운 재단'. 소외 계층을 돕는 복지 사업뿐 아니라 시민운동같은 공익 활동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내건 이 재단은 시민의 후원으로 탄생한 순수 민간 공익재단이다.

`아름다운 재단' 사무실 나무에는 이 재단에 기부한 사람들의 글이 매달려 있다. 아름다운 재단의 사람들. 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창주 참여연대 문화사업국장, 명광복 간사, 지희연 자원활동가, 하영란 간사

특히 이 재단은 불우이웃이나 이재민을 돕는 자선기금에 대한 기부와 달리 시민운동과 같은 공익운동에 대한 기부가 전무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실험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재단'은 미국의 지역재단을 모델로 출발했다. 미국에는 기업이 낸 돈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4만5천여개의 공익재단 외에 지역주민과 그 지역 단체가 낸 재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400여개의 지역재단이 있다. 지역재단은 소수 부유층의 거액기부보다는 다수의 시민들이 내는 소액의 기부를 기반으로 한다. 당연히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재단과는 모금방법이나 운영체계가 확연히 다르다.

먼저 `아름다운 재단'은 기업의 기부보다 평벙한 시민들의 참여를 중요시 한다. 가게 운영 이익의 1%를 기부하는 `나눔의 가게', 월급의 1% 또는 자투리 돈을 기부하는 `급여 1% 내기', `기념일 선물의 1% 나누기' 등은 보통 시민의 참여를 위한 고려들이다. 재단 이사회는 아예 상장 기업의 기부는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이 재단은 이성적인 기부문화의 정착을 추진하고 있다. 받을 사람의 어려운 처지를 `팔아서' 동정을 자아내는 한국의 기부문화를 `즐거운 나눔'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 운영의 또다른 특징은 기부자의 뜻이 철저히 반영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군자 할머니가 부모없는 아이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5천만원은 `김군자 할머니 기금'으로 이름지어져 그 용도에만 쓰이게 된다. `맞춤형' 기금인 셈이다.

복지사업을 위한 기금과 함께 `아름다운 재단'은 공익활동 지원 기금의 조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익활동을 하는 변호사를 지원하기 위한 `공익변호사 기금', `여성활동가 기금', 남을 위해 자신을 바친 이들을 돕는 `의인 기금' 등은 그런 고민의 결과다.

유창주 사무국장은 “시민들의 작은 돈을 모아 소외된 이웃에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을 투명하게 펼칠 예정”이라며 “소액후원자 확대를 위해 1% 나눔 운동을 확산시키는 한편 본래 목적인 시민운동 영역에 대한 기금조성에 많은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권복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