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세우자] '개미들의 정치자금' 실험

“정치개혁은 곧 돈이 필요없는 정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이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차라리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조성하는 게 정치개혁을 실천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후원회'를 본격 가동시킨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소액다수에 의한 정치자금 조성'이라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한 후원금 모금을 병행한 그는 지금까지 `개미군단'으로부터 무려 1900여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거두는 개가를 올렸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액다수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이 활성화돼 있다. 이 제도는 정치 무관심층인 젊은 유권자들의 흥미를 촉발시켜 대의정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11월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맹 의원 후원회는 온라인·오프라인 동시 후원회로 진행돼 세간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행사는 전자우편으로 초청장을 보낸 포스닥(온라인상 정치인 주식시장) 회원들에게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그를 지지하는 네티즌 수백여명이 1명당 1만원 이상 후원금을 인터넷 또는 자동응답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그의 후원회 계좌에 입금시켰다. 맹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assembly.go.kr/∼mhk)를 통해 온라인에서 모금한 후원금 실적을 날마다 네티즌들에게 공개한다.

사이버 후원회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자 성공비결을 묻는 동료 의원들의 전화가 여야를 막론하고 쇄도했다고 한다.

맹 의원의 뒤를 이어 지금까지 소액다수에 의한 정치모금을 도입한 정치인은 전국구인 홍사덕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승수 현경대 정동영 김민석 김기춘 김경재 정범구 이완구 의원 등 모두 21명에 이른다. 포스닥에서는 지난해 10월 맹 의원을 인터넷 의정활동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치인과 국민의 의사소통을 위해 전자민주주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7월 이후 274회의 인터넷 의정보고활동 및 인터넷을 통한 투명한 정치자금 모금 실천 등으로 정치정보화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수상 이유였다. 최익림 기자choi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