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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1년01월17일20시55분 KST
    한겨레/사회/근본을세우자

    [근본을세우자] 직장 성차별..풀리지않는 '여성의 굴레'

    한국에서 여성을 위한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지금은 그 구멍마저 더 좁아졌지만 몇년전 그 바늘구멍을 꽤 많은 여성이 통과한 적이 있었다. 93~95년 `여성차별이 없는 사회, 그곳에 세계일류가 있습니다' 등 거창한 홍보와 함께 대기업에서 대졸 여성 우수인력을 500~1000명씩 뽑았다.

    그 때 그 바늘구멍으로 들어간 여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각 그룹 홍보실에선 그렇게 특정한 통계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추정해볼 수는 있다. 85년 이례적으로 400명의 대졸 여사원을 공채한 대우그룹에서 95년까지 남아있던 사람은 12명, 생존율 3%였다. 또 삼성전자에서 91년부터 근무해 93~95년 공채 여직원과 함께 일을 했었다는 남성 이 아무개씨는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30% 정도 남짓이라고 답했다. 왜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간 그 자리를 떠나야 했는지 들어보자.

    남수경(삼성코닝 94~96년 근무)씨 인사팀과 교육팀에서 일했다. 일은 재미있었고 뚜렷한 차별은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동료 남자직원들이 알고 있는 중요한 정보를 나만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술자리에서 부장, 과장과 어울리며 들었다는 정보였다. 그래서 기를 쓰고 그런 자리에 끼면 그런 얘기는 안하고 노래방 가서 신곡이라도 부르면 `귀엽다'고 했다. 룸살롱에서 술 마시며 업무와 인간관계를 살찌우는 풍토, 거기에 적당히 맞추면 몇년은 버티겠지만 10년쯤 지나면 버려질 게 뻔한데 내 인생을 걸고 싶지 않았다.

    김윤정(대우 94년~99년 근무)씨 아이를 낳고 서울 북쪽 집에서 용인 직장을 오갔다. 집에 오면 10시가 넘었다. 회사에는 탁아시설도 없고 휴가·월차도 제대로 못썼다. 애를 시골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몇년 버티다 그만 뒀다. 남자 동기들은 2~3년만에 대리가 됐지만 나는 끝까지 평사원이었다.

    유 아무개(현대계열사 97년 입사 4개월만에 퇴직)씨 그룹 전체의 이벤트 준비 등을 맡았다. 일을 배울 수 없는 자리여서 나왔다. 여자를 거의 안 뽑을 뿐 아니라 결혼하면 나가는 것은 불문률이었다.

    채 아무개(삼성자동차 94~98년)씨 여자는 주요부서 핵심업무에 배치 안됐다. 지원해도 “거기 가면 별로 안맞을 텐데”라고 인사 담당자가 말한다. 조금만 지나면 한직 돌다가 끝나는 앞날이 보인다. 룸살롱 회식문화도 적응해보려 했지만 “이건 아니다, 여성이 설 자리가 없구나”하는 사실만 확인할 뿐이었다.

    사규나 단체협약 등에 차별적 조항은 없어도 남성중심 문화, 술자리에서 이뤄지는 업무, 여성에게만 떠맡겨진 출산·육아와 그로 인한 불이익, 여직원에게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관리자들의 편견 등 보이지 않는 차별이 그들을 밀어낸 것이다.

    승진 차별도 심하다. 97년 노동부 조사에선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남성의 15.6%가 대리이상인 데 비해 여성은 2%였고, 50대 대기업 대리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0.7%였다. 능력의 차이 때문일까? 삼성전자의 남자사원 이 아무개씨는 “여사원들은 남자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거친 우수한 인력이었고 똑소리 난다는 평을 들었다. 그런데 절반 이상이 3년차 정도에 퇴사해버렸다. 아직도 한국사회에는 직장여성을 지원할 인프라가 없다. 탁아소도 없고 육아휴직은 커녕 야근에 휴일근무도 많다. 디자인팀에 남자친구와 같이 입사해 남편보다 대리도 먼저 달고 과장까지 간 여직원도 애기 낳자 사표냈다.”고 말했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라는 사회재생산 기능을 전담하면서도 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자들이 버티지 못할 조직을 만들고 여자들이 그만두면 `사명감이 약하 쉽게 그만 둔다, 여자에게 기대 안한다'고 낙인 찍는다” 삼성코닝에서 퇴사한 남수영씨의 결론이다.

    이렇게 밀려난 여성들은 외국인회사에 들어가거나 유학이나 대학원에서 새 길을 찾고 있었다. 99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63.9%로 남성 69.2%와 큰 차이가 없었다. 능력있는 인력이 `여성이라는 굴레에 묶여' 사장되는 현실이 우리 경제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일이다.박민희 기자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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