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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1년01월14일19시09분 KST
    한겨레/사회/근본을세우자

    [근본을세우자] 피부색·언어 다른 이방인 보듬지 못하고 냉대

    “한국은 1945년 해방됐으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남북이 갈렸다. 전쟁이 터져 모든 것이 파괴됐다. 그러나 남한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 88년 올림픽을 치렀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한국 근·현대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모로코인 아쌈(26). 유학생도 아니고 한국사를 전공한 적도 없다. 머나먼 북아프리카에서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온 `외국인 노동자'다. 그는 “한국은 현재 구제금융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한국에 왔다”고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 달리 그의 몸은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에 꼼짝없이 주저앉아 있는 신세다. 지난해 11월 한국에 온 그는 프랑스어와 영어, 스페인어가 유창한 요리사라는 점을 내세워 서울의 호텔에 취직하려 했다. 그러나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문전박대 당했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한 단계 높은 한국에서 이런 취급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면서 “한국과 한국인을 이해하고 있는데도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다고 비어 있는 일자리조차 안주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97년 입국한 방글라데시인 하피지(28)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입국해 맨먼저 배운 말은 “니네 나라로 가! 이 xx야!”였다. 일이 서투를 때도,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할 때도, 회식을 하다가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할 때도 그는 항상 이런 욕설과 함께 “시커먼 놈이 뭣하러 왔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야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오면 호기심 때문에라도 친절하게 대해 주는데 한국인들은 피부색을 갖고 남을 멸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형제자매 10남매의 생활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한국에 온 하피지는 “내가 만약 한국인이었다면 생활력이 강한 젊은이로 평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 민족의 우수성은 다른 민족과 인종을 자연스럽게 동화시킬 수 있는데서 나오는 것인데 한국은 이점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보수적인 한국 농촌에 시집온 동남아시아 여성들이나 기지촌 혼혈아도 `이방인'으로 냉대와 차별에 상처받기 일쑤다.

    주한미군 흑인 병사와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김소영(11·경기 동두천시)양은 언제부턴가 수세미로 얼굴을 북북 문지르는 것이 버릇처럼 돼버렸다.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하는 게 피부색 때문이란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4월 늦둥이를 본 조천형(41·전남 곡성군)씨는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필리핀 아내의 피부색을 많이 닮아 트기라고 손가락질 받지는 않을까 해서였다. 아기 피부색은 아버지쪽을 닮아 그다지 가무잡잡하지는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자라면서 어떤 상처를 입게될지 걱정이다. 한국에 시집온 지 3년이 넘은 필리핀인 로리타 와드와찬(39·전남 장흥군)은 “문화적 차이도 요인이 되겠지만 외모가 도드라져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편견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화교가 뿌리내리지 못한 곳은 한국뿐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배타성은 한국에 들어와서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무척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사회로 느껴진다는 것을 뜻한다. 거꾸로 한국인이 선진국에 이민을 가서 차별대우를 받아도 할말이 없게 만든다. 특히 한국인들은 후진국 노동자들과 달리 미국인 등 서구인들에게는 호의적이어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자신과 달라 보이는 사람들을 밀어내는 배타적 폐쇄성은 전근대적 `연고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끼리끼리 뭉치는 패거리 문화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남대 오수성 교수(심리학)는 “혈연, 학연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은 외모가 조금만 달라도 쉽게 배척한다”며 “이 때문에 우리사회에는 갖은 차별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인 잭 에버턴(55·호남대 영문과 교수)은 “잦은 역사적 마찰이 외국인을 경계하는 심리를 부추기는 것 같다”며 “침공을 많이 받은 전처의 모국인 옛 소련 아르메니아 사람들도 한국처럼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 이이화(63)씨는 흔히 단일민족이라고 하지만 특수한 종족을 빼고는 세계사적으로 단일민족이 존재할 수 없다며 “상대방을 인정하는 보편타당한 생각으로 세계인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은 언어와 풍습을 공유하며 단지 `단일에 가까운' 민족을 형성해 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혼혈아를 돕는 사회복지기관인 `펄벅 인터내셔널' 한국지사 안수아씨는 “가정과 사회에서 단일민족이라는 것만 강조하다 보니 배타적 사고가 재생산된다”며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방인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성 정대하 기자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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