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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24(일) 19:26

고려·조선 기상관측 체계화


‘날씨변덕’ 농사에도 큰 영향

부터 시작해 여름이 본격화하기까지의 시기는 기후 변화가 가장 심한 계절이라고 한다. 그만큼 기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은 때이다. 옛 사람들도 기상 현상에 주목했다. 그래서 일찍이 별도의 관청을 두고 여러 가지 기구를 설치해 기상을 관측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기후의 변화가 하늘의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천문 현상의 연구와 기상 관측을 같은 기관에서 담당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현대와 같은 정밀한 기상 관측 기구가 없던 시절, 기후 변화를 알아내는 일차적인 방법은 사람들의 육안에 의한 면밀한 관찰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기상의 관측을 위한 기구들을 설치했다. 신라 때 경주에 세워진 첨성대는 천문대의 기능과 동시에 기상 현상을 관찰하기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천체·기상 관측 시설은 고려와 조선에서도 만들어졌다.

고려시대에는 서운관이라는 관청을 두어 하늘에서 일어나는 해와 달, 별이나 기후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계절이나 절기의 변화를 기록한 책을 펴내고, 날씨를 예측하여 농사를 비롯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참고하도록 했다. 기상 관측은 주로 폭우와 폭설, 폭풍이나 태풍, 기온의 급격한 변화와 같은 이상 현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강우량에는 더욱 관심을 보여 땅에 고인 물의 깊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표시하기도 했다.

서운관의 이런 활동은 조선 시대에도 이어졌다. 특히 농업을 국가 산업의 근본으로 내세웠던 조선에서는 고려 시대에 비해 농업기상학이 크게 발달했다. 땅속에 스며든 빗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불완전한 방법에서 벗어나 더욱 과학적인 기구를 활용하여 강우량을 측정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세종 때는 전국적으로 통일된 측정 기준을 마련하고 측우기를 만들어 강우량을 측정했다. 비가 오기 시작한 시간, 그친 시간, 측우기에 측정된 물의 깊이를 일일이 기록하여 보고하고, 이를 자료화해 다음해 측량에 활용했다. 이와 함께 서울의 중심부를 흐르는 청계천과 한강 가에 수표를 세워 물높이를 측정함으로써 강수량을 체계적으로 조사했다.

비와 함께 바람도 농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상 현상으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농사에 이로운 바람과 푄 현상에 의해 봄에 영서 지방에 부는 높새바람과 같이 농사에 지장을 주는 바람을 정확히 구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풍향측정기를 설치하여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측정하고, 나무가 뽑힐 정도의 바람을 ‘대풍’, 기와가 날라 갈 정도의 바람을 ‘폭풍’으로 구분해 재해로 기록했다. 이밖에 우박·천둥·번개·안개·서리·눈·기온 등도 관찰하였으며, 하늘의 색과 구름 모양, 구름의 움직임 등을 관측하여 비를 비롯한 날씨를 예측하고 기후에 대처하기도 했다. 서운관은 조선 세종 때 이름이 관상감으로 바뀌었지만, 갑오개혁으로 근대식 기구로 개편될 때까지 천체나 기상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구실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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