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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17(일) 17:17

광화문 앞 해태상 세워 화마 쫓고 정의 지키게


김한종의 우리문화 우리역사

강원도에서 일어난 산불 때문에 양양의 낙산사와 그 안에 있던 조선 전기 동종을 비롯한 여러 문화재가 불타 버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근래 커다란 뉴스거리가 되었다. 이전에도 종종 낙산사와 같은 절 외에도 많은 문화유적들이 불에 타서 사라지거나 크게 훼손되었다. 모든 건물이 나무였던 시기, 불은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무서운 재해였다. 국가에서는 화재를 막기 위해 힘썼으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반 건물뿐 아니라 궁궐도 자주 화재의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이를 말해준다.

정궁인 경복궁만 하더라도 중종 때인 1543년 큰 불이 났으며, 불과 10년 뒤인 1553년 명종 때 다시 화재로 많은 건물들이 불에 타고 말았다. 임진왜란 때는 국왕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몰래 서울을 빠져나간 것에 분노한 사람들이 경복궁에 불을 질렀다. 이후 경복궁은 조선 말기 고종 때 대원군이 다시 지을 때까지 복구되지 못하였다.

임진왜란 때는 경복궁과 함께 창덕궁, 창경궁 등도 불탔다. 창덕궁은 광해군 때 복구되어 왕궁으로 사용되었으나, 인조반정 때 광해군을 찾으려던 반정군들이 실수로 불을 냈다. 이후 다시 복구되었으나, 19세기 순조 때와 일제의 식민지였던 1917년에도 화재로 많은 건물들이 사라졌다. 창경궁도 인조반정과 연이어 일어난 이괄의 난 등으로 일부 건물이 불탔다.

불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유물 중 하나는 불을 막아 준다는 해태이다. 서울 광화문 앞에는 한 쌍의 해태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은 풍수지리설에 비추어 볼 때 도읍으로 더없이 적당한 곳이기는 하지만, 불에 약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의 조산(朝山)인 관악산이 불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산인데, 주산(主山)인 경복궁 뒤의 북악산이 관악산보다 낮아서 그 기운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을 막기 위해 해태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태의 원래 이름은 ‘해치’로, 중국 순 임금 때 나타났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머리에 뿔이 한 개 나 있고, 목에 방울을 달고 있으며, 몸 전체는 비늘로 덮여 있고, 겨드랑이에는 날개를 닮은 깃털을 가지고 있다. 해치는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고 행복과 좋은 일을 가져다 준다는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사람의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신기한 재주가 있으며 성격이 강직해서, 사람들이 싸울 때면 옳지 않은 사람을 가려내서 뿔로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관리를 감찰하고 법을 집행하는 사헌부를 지켜주는 상징으로, 사헌부의 우두머리인 대사헌이 입는 관복의 가슴과 등에는 해태를 새겼다. 오늘날에도 국회의사당이나 대검찰청에 해태상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경계해야 하며, 정의의 편에 서서 법을 올바로 집행하고 어떤 일이든지 공평하게 처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6s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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