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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3.27(일) 19:16

외세에 맞서 국민정신 일깨우자


김한종의 우리문화 우리역사

실학자들 역사교육 강화 주장

독도와 역사 교과서 왜곡 등의 문제로 일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우리의 역사 교육을 반성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근래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교육에서도 겉으로 드러나는 가시적 효과가 중시되는 반면, 인간의 생각과 활동을 다루는 역사 교육은 위축되면서 우리 사회와 삶의 뿌리인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과거에도 있었다. 전통사회에서 역사를 배우는 중요한 목적은 교훈을 얻는 것이었다. 역사를 통해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질서를 세우며, 지난날의 잘한 일은 본받고 잘못한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 때문에 국왕이나 정치를 하는 관리들은 반드시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고려와 조선 전기를 거치면서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가장 중요시된 것은 유교 경전 교육이었다. 유교 이념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었으며, 역사 교육에서 다루는 중요한 사실도 유교 경전에서 나오는 역사였다. 그밖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 자체보다 유교 이념과 예법을 익히는 데 더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역사 교육은 독립적인 지위를 찾지 못하고 유교 교육과 함께 시행되거나 그 일환으로 여겨졌다. 자연히 역사책 중에서도 <통감절요>나 <사략>과 같은 중국 역사책이 널리 읽히고, 우리 역사보다 중국 역사를 더 열심히 공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 이러한 역사 교육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다. 일부 실학자들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한국사나 한반도 지리 전반에 대해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역사책이나 역사지리서로 편찬했다. 이들은 만주 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며, 발해를 통일신라와 함께 ‘남북국’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리고 관리가 될 사람이나 일반 사람들도 중국 역사뿐 아니라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삼국사기>, <고려사>, <동국통감> 등과 같은 역사책을 과거시험의 과목으로 집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아동 교육을 위해 <동몽선습>을 읽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중기에 나온 <동몽선습>은 유교의 오륜을 강조하고 여전히 중국 역사가 더 많이 담겨 있지만, 당시로서는 유일하게 단군조선에서 시작하는 한국사를 담은 아동 교육용 책이었다. 그 결과 <동몽선습>은 조선 후기에 크게 늘어난 서당의 교재로 널리 보급되었으며, 일제 강점기까지도 서당에서 널리 읽혔다. 실학자들이 주장한 국사 교육 강화 정책은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개항 이후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졌을 때 국민정신을 일깨우는 방편으로 역사 교육을 중시하는 정신으로 이어졌으며, 실학자들이 펴낸 역사책은 이를 위한 역사 교과서 편찬의 기반이 됐다.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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