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라크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는 이념, 종교, 정치적 갈등 등의 이유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은 과학기술 특히 군사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끼쳤으며, 역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전쟁을 더 잔인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원래 야포의 탄도 계산이 목적이었던 세계 최초의 전자계산기 에니악(ENIAC)과 원자폭탄이 2차 대전 중에 만들어졌으며, 옛 소련에서 발사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닉(Sputnik)도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터는 마치 신무기 경연장같이 다양한 무기들을 선보였다. 1차 대전에서는 독일군의 기관총과 독가스, 영국의 마크 1호 전차가 서로 승부를 겨루었다. 2차 대전에서는 원자폭탄과 이를 투하시키려는 미국의 초공위 요새 비(B)-29 폭격기, 걸프전에서는 미사일을 잡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레이다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가 큰 활약을 했다. 아프칸전에서는 크루주 미사일, 초음속 폭격기(B-1), 180마일 밖에서 발사해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는 살인 레이저 등 이들 무기들의 성능과 가격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쟁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은 환경파괴와 인권유린이다. 월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는 자연환경의 파괴뿐 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참혹한 결과를 가져 왔으며 그 후유증을 아직도 겪고 있다. 걸프전에서는 이라크군이 의도적으로 페르시아만에 석유를 유출해서 원유에 흠뻑 젖어 떼죽음을 당한 수많은 철새들이 목격되었으며, 연안 어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또한 석유시설 방화로 검은 매연이 하늘을 뒤덮었고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였으며, 이라크군에 의해 많은 쿠웨이트 여성들이 강간과 성폭행을 당했다. 아프가니스탄 내전에서는 1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여 명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영구 손상을 입었다. 현재 이라크전에서는 민간인, 외국인들이 납치되어 비참하게 살해되고 있으며, 수용소에서 저질러진 포로 학대가 폭로되기도 했다.

인간이 처음에는 돌멩이를 던지며 싸우다가 점점 위협적인 기구들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제는 상상을 초월한 첨단 무기들로 싸우고 있다. 이러다가 어쩌면 우리 인류가 다시 돌멩이를 던지며 싸우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될 바에야 차라리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야 했다. 이제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인류 전체가 전쟁의 피해자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