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핫라인] 인터넷 만남 조심! 화면상 '양'이 현실선 '늑대'로

우리 나라 인터넷 사용 인구는 1500만명을 넘었고, 올해 말에는 1900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최신 정보를 얻고 다양한 사람들을 폭넓게 만날 수도 있지만, 나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익명성 때문에 다수가 용기를 내어 인터넷에 접근한다. 직접 만나는 것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런데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에서의 만남이 성폭행으로 이어져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ㅎ씨는 인터넷에서 동아리 회원으로 가입해 어떤 남성과 석달 가량 메일을 주고받았다. 글로 봐서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아 호감을 갖고 계속 메일을 썼다. 얼마 뒤 상대는 얼굴을 본 적도 없는 그에게 “사랑한다, 결혼하자”는 메일을 보내왔다. 좀 이상했지만 거듭 “사랑한다”고 보내오자 이를 믿게 됐다. 상대는 처음 실제로 만나자 결혼하자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나중엔 적지 않은 돈까지 빌려달라고 해 건네줬다. 그러나 그 이후 상대는 연락을 끊었다.

같은 동아리 회원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글로 올렸다.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또 있었다. ㅎ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상대를 고소하려고 한다.

인터넷에선 현실에서보다 유대감을 더 쉽게 느낀다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심리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터넷이 지닌 가상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컴퓨터에서만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낀다면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ㅎ씨도 그랬다. 평소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에서의 만남이 더 좋았다고 한다.

어차피 가상세계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라면 잊어서는 안될 게 있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을 만날 때는 그의 신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혼자보다는 그룹을 지어 만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지 말고 현실세계에도 시간을 좀더 할애하는 것은 어떨까? 현실에서 당당함을 드러내는 여성이 가상공간에서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051)817-6464, 6474. 손연주/부산여성의전화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