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핫라인] 두달만에 '이혼하고파' 이게 현실이다

혼인한 지 두 달된 30살 여성이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찾아왔다. “맞벌이를 하는데도 남편은 가사를 전혀 도와주지 않고 이기적이며 독선적이어서 결혼 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혼상담을 하러 온 것이다.

결혼기간이 1년도 채 안된 신혼부부의 이혼상담이 부쩍 늘고 있다. 짧은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결심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하지만 결혼도 수많은 사회계약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기간과 상관없이 당사자들이 조화로운 결혼생활을 할 수 없는데 구태여 관계를 지속시킬 의미가 없지 않은가' 싶어 내담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협의이혼 건수는 12만6천여건으로 10년 전보다 2.6배쯤 증가했고, 협의이혼 신청자 중 80%가 20~30대였다. 지난해 접수된 이혼소송 당사자들의 동거기간은 5년 미만이 61.4%였고 1년 미만도 10%나 된다고 하니, 혼인 초기의 파탄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는 노년 이혼의 다른 한쪽에선, 이처럼 젊은 나이에 짧은 결혼생활을 경험하고 이혼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결혼을 계약조건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쉽게 파기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신세대 부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간 애정과 신뢰의 뿌리가 아직 단단하지 않은 혼인 초기에 갈등이 심화되면 인내하기보다는 새로운 삶을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면서, 인스턴트 문화가 결혼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혼률 급증에 일부에선 가족 해체라는 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도 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옳고 그름의 평가를 떠나 현상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혼률이 높은 미국의 일부 주에선 `이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예비신랑과 신부를 위한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어떤 주는 고교과정에 `결혼의 기술'이란 과목을 포함시키고 결혼 관련 과목을 졸업 필수로 지정했는데, 그 성공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고 한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02)780-5688~9. 박소현/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