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수도권
  • 강원
  • 충청
  • 영남
  • 호남
  • 제주

  • 전체기사
    주요기사
    지난기사

    기사검색

    사회기획연재
  • 한민족네트워크
  • 근본을세우자
  • 혈세를되찾자
  • 신도시10년
    ....
    현장을가다
  • 함께하는교육
  • 한겨레가
    ....
    만난사람
  • 현장
  • 이삭
  • 육아 Q&A
  • 가족클리닉
  • 여성핫라인
  • 지난기획연재

  • 편집자에게
  • 광고안내
  • 서비스지도
  • 신문구독신청
  • 편집시각 2000년10월10일22시15분 KST
    새도시 한겨레/사회/새도시현장

    [새도시현장] ⑤ 불균형발전 주민갈등


    신·구도시 이웃간 삶의질 위화감

    10일 오전 8시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간선도로. 줄줄이 늘어선 차량들이 30도가 넘는 급경사를 힘겹게 오른다. 왕복 2차로에 줄지어선 차량들은 마치 줄줄이 도로에 매달려 있는 듯하다.

    인근에 6~7가구가 같은 문을 사용하는 연립주택 골목길. 아침부터 '차 빼' 소리로 아우성이다. 지난 밤에 퍼즐엮기 처럼 차들을 주차시킨 탓이다.

    골목길은 어른 2명이 교차통행을 하기도 힘든 중원구 은행2동 한 주택가에서도 매일 되풀이되는 이런 풍경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일상사다.

    뿐만 아니다. 27만여명이 살고 있는 중원구에 어린이공원은 단 한곳도 없다. 나가서 놀 곳이 변변찮은 어린이들은 찻길도 위험해 아예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실정이다.

    중원구에서 승용차로 20여분 떨어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일대 도로. 넓다란 베란다 앞에 공동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집 주차장에서 느긋하게 빠져 나온 승용차들이 반듯하게 널찍히 닦인 도로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현관을 나서면 널려 있는 공원에서는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나온 어린이들이 애완견을 안고 술래잡기를 하고 주변 약수터에는 물통을 든 주부들이 가을 산책길을 걷는다.

    주부 정민정(34·은행2동)씨는 “가끔은 우리가 정말 같은 시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렇다고 세금을 안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박대할 수 있냐”고 새도시 주변 주민의 설움을 호소한다.

    이런 사정은 일산 새도시 지역도 마찬가지. 일산 새도시와 위성 새도시인 중산·탄현 3개 도시 사이에 낀 `구일산' 지역은 비좁은 길에 옛모습 그대로여서 미개발의 섬처럼 남아 있다. 일산 새도시 백화점들이 구일산에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구일산 시장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일산역 앞 구일산 지역에 있는 음식점 술집 등은 한때의 번성을 뒤로 하고 70년대 영화세트 장면처럼 초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새도시 개발로 논밭을 팔아 큰 돈을 번 원주민들도 있지만,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는 원주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생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새도시가 소비기능을 흡수하는 바람에 점점 몰락해가고 있다.

    지난달말께 경기 고양시청 기자실에 한 시민이 찾아왔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산다는 그는 “왜 언론에서는 고양시가 아니라 `일산'이라고 쓰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덕양구도 유흥업소가 크게 늘어나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 관심은 온통 `일산 새도시'에만 쏠려 있다고 속상해 했다.

    일산구 옛시가지의 풍동 성원아파트 주민들은 부아가 치민다. 고양시와 교육청이 아파트 근처에 학교 터를 제때 마련하지 않아 한동안은 자녀들을 인근 새도시 지역인 백마초등학교 등에 더부살이 `유학'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인가. 화장장과 납골당, 정신병원, 쓰레기처리장, 하수종말처리장 등 각종 혐오시설은 모두 옛시가지 차지다.

    2만여명의 주민들이 사는 부천 옛시가지인 원미동 일대는 중동 새도시에서 불과 100여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인근 새도시와 달리 수십년째 도로 폭은 여전히 4~6m에 불과하다.

    날마다 주차전쟁을 치르는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말은 “예산이 부족해 도로 개설이 늦어진다”는 시의 설명뿐이다. 이곳 중·고교생들은 학교가 없어 중동 새도시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새도시 연결 버스가 없어 20~30분씩 걸어다닌다.

    공공시설도 터 좋은 새도시로 하나 둘 이주해가고 각종 문화시설은 물론 공원들도 새도시에 속속 들어섰다. 옛도시에 남은 것은 수십년된 도로, 비좁은 주차공간, 변변하게 숨쉴 공원 한 곳 없이 낡은 주거공간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삶터의 질'이 너무도 다른 탓에 새도시와 옛시가지 주민들은 길이나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지만 물과 기름처럼 살고 있다. 일산의 위성 새도시인 중산과 구일산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생활권이 확연히 구분된다.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는 평수가 같아도 학군 때문에 값 차이가 상당히 난다. 분당 주민들은 `성남시민'이라는 말을 꺼리고, 일산·평촌·중동·산본 새도시 지역 주민들은 행정구역 이름 대신 새도시 이름을 즐겨 쓴다.

    지난 8월 안양시가 `안양비전21 마스터플랜'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맡겼다. 그 결과 안양시민 10명 가운데 8명은 옛시가지와 평촌 새도시 사이에 주택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 공급상의 불균형이 크다고 응답했다.

    군포 옛시가지에 사는 주부 김다미(39)씨는 “솔직히 `산본'이라면 지역적 소속감이 있는 듯한데 `군포'하면 왠지 그런 느낌이 없다”고 말했다. 눈에 확연히 보이는 신·구도시의 불균형은 이제 서서히 눈에 보이지 않는 신·구도시 주민간의 골로 깊어만 간다. 새도시는 주변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평화를 깨는 숙명처럼 되고 있다. 특별취재반local@hai,co.kr





    [Home | 사설칼럼|기획연재|정치|경제|사회|스포츠|국제|증권|문화생활|정보통신|만화|전체기사] []
    copyright(c)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