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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03(일) 18:09

행정체계 통합 실험이 ‘변화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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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 ‘지방’을 살리자
  • ② 인재야 어디 있니


  • △ (사진설명) 지난달 13일 제주시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민선자치 10돌 기념행사에 참석한 전국 16개 시·도지사들이 ‘지방분권을 촉구하는 제주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오는 27일 행정체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는 개선안에 대한 주민투표가 전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연합

    지방자치10년 이것만은 풀자

    ① ‘지방’을 살리자
    ②인재야 어디 있니
    ③ 제도개편 물꼬를

    지방자치 10돌의 실타래처럼 꼬여 있는 문제점을 한꺼번에 다 풀 수는 없다. 하나하나씩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자치 선거를 1년 앞두고 큰 현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크게 3가지다.

    하나는 행정체계 개편 문제다. 행정체계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만들어진 뒤 ‘시도-시군-읍면동’으로 된 3계층제 뼈대가 지금까지 변화 없이 유지돼 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행 16개 광역 시·도와 234개 시·군·구를 통폐합해 30만∼100만명 정도의 광역자치단체 50∼70개 안팎으로 만들자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치단체 수는 현재의 3분의 1이 약간 넘는 수준으로 줄고, 행정체계도 ‘중앙-광역-기초’에서 ‘중앙-광역’으로 줄어든다.

    민선지방자치 이전부터 행정체계 개편이 논의돼 왔지만, 주민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다 주민들이 현 체제에 익숙해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계층 중복으로 일어나는 문제점에 대해 “사소한 허가 하나 받으려고 해도 행정절차가 중복돼 시청과 구청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등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 한번 받기 힘들다”며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원은 “행정구역 확대로 오히려 주민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 오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분쟁을 일으켰을 때 이를 조정하는 기능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3계층→‘중앙’-‘광역’ 2계층 구조 거론
    찬 “절차 중복 시민불편” 반 “분쟁조정기능 약화”
    정당공천제·지방의원 유급제 도입도 논쟁중

    행정계층 개편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면서 여야 정치권도 개편 시기를 2010년으로 늦춰 잡았다. 이런 가운데 남쪽에서 올라온 ‘제주의 실험’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는 현행 제주도와 4개 시·군을 제주시와 서귀포시 2개로 통합하고 지방 의회를 없애는 혁신안과, 현행 체제인 4개 시·군을 유지하는 점진안을 놓고 오는 27일 주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제주도의 실험은 앞으로 전국적인 차원의 행정체계 개편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개편 결과가 정부나 지자체, 국민 모두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계층 개편과 함께 내년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와 지방의원 유급제 문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당공천제는 중앙정치가 지역까지 파급·확산돼 생활정치를 실현하기 힘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용학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은 “기초단체장이 정치색을 띠게 되면 인사권 개입, 행정관여 등 소신 있는 행정을 펼치기 어렵다”며 “정당공천을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유권자에 앞서 정당이 부적절한 인사의 무분별한 출마를 한 번 걸러주는 구실이 필요하며, 풀뿌리 단계부터 정당정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 여부도 논란의 대상이다. 지방의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선 유급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의 한해 예산만 20조원이고 교통, 환경, 주택 문제 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데, 지방의원이 이를 감시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내 놓으려면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급제를 탐탁지 않게 보는 정서를 고려해 지방의원 수를 대폭 줄이고 대신 유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지방의원 유급제가 도입되면 해마다 1900억원 가량의 추가 예산이 든다”며 “의회 품질은 그대로인데 급여만 올리지 말고 자기희생을 전제로 한 제도개선을 함께 해야 국민들이 세금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

    정혁준 유선희, 제주/허호준 기자 june@hani.co.kr


    제주도·시군 대립속 27일 주민투표

    “2개시로 통합”-“현행유지”

    행정계층 구조개편과 관련한 제주도민의 주민투표가 27일 치러질 예정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행정구역이 불합리하게 설정됐다는 지적에 따라 구역개편 논의가 전개돼 오다가 2002년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 추진 등을 이유로 행정계층 구조개편으로 논의가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주민투표에 부쳐질 안은 현행유지안(점진안)과 단일 광역자치안(혁신안)이다. 점진안은 현행 행정계층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인 반면 혁신안은 시장·군수 선거제와 기초의회의 폐지를 전제로 한다.

    혁신안이 통과되면 현행 4개 시군에서 제주와 서귀포시 2개로 줄어들며, 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게 된다.

    도와 시·군은 이들 2개 안에 대해 도민들의 판단에 맡기며 ‘중립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는 혁신안을, 시·군은 점진안을 내심 지지하고 있다.

    시장·군수, 시민단체 등은 기자회견이나 도민 홍보 등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 후퇴 △지방재정 감소 △공무원 수 감축 △각종 단체의 통폐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영훈 제주시장은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없애는 데 해당 기초자치단체 및 기초의회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환 제주지사는 △행정 효율성 증대와 광역정책의 수립 △지역균형 발전 등을 장점으로 들어 시·군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우리의 자체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행정구조 개편이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유력한 명분”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행정계층 구조개편 논의는 현재의 행정시 도입과 도지사 권한 키우기 방향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주민소화제’ 도입될 날은?

    문제 단체장 임기중 퇴출가능…“악용소지”-“국민수준 높다” 맞서

    주민이 직접 지방자치에 참여하는 △주민발안제 △주민투표제 △주민소송제는 제도적 틀이 착착 마련돼 왔다. 2000년에 도입된 주민발의제는 지자체 자치법규인 조례를 제·개정하도록 주민들이 직접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주민투표제는 지난해 7월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구·읍·면·동의 명칭·구역변경, 각종 기금설치·지방채 발행·민간투자사업, 주민 복리·안정에 중대 영향을 미치는 결정사항을 주민의 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주민소송제는 자신이 직접 피해를 받지 않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위법적으로 쓴 예산을 시정해 달라고 주민들이 행정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주민들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주민소환제는 여전히 도입되지 않고 있다. 주민소환제는 유권자들이 문제가 있는 단체장을 임기 중이라도 퇴임시킬 수 있는 제도다.

    일부에선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고, 단체장이 정책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발의 요건과 소환 시기 등에 제한을 두면 막을 수 있다.

    애초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올해 안으로 주민소환제를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소환 사유와 대상 등을 놓고 쟁점이 많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주민소환제는 주민소송제와 주민투표제를 시행한 뒤 결과를 봐가며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 수준을 생각해 본다면 재선거 등 막대한 자금이 드는 단체장 소환제가 정치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오히려 책임성 있는 지방자치 행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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