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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01(금) 17:57

‘줄’ 없는 전문직 진출막는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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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 ‘지방’을 살리자

  • [지방자치10년, 이것만은 풀자!]
    ① ‘지방’을 살리자
    ②인재야 어디 있니
    ③ 제도개편 물꼬를

    ‘맑은 정치 여성후보.’ ‘2001 올해의 정치인상.’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대전 시의원(서구 2선거구)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대전여성환경포럼’의 김용분(41)씨에 따라붙었던 수식어다. 서른넷에 서구 기초의회 가장동·내동 지역구에서 거푸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그의 의정활동은 단연 빛났다.

    구의원 재임 중 ‘하천오염실태조사특위’를 꾸려 관내 하천의 오염원을 찾아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골프장이 들어서려던 월평 시민공원을 지켜냈다. 러브호텔의 난립과 대형 공사비가 들어가는 사업에 재정진단특위를 꾸려 수정·보완한 것도 값진 성과였다.

    지역 일꾼이었던 그의 광역의회 진입 좌절은 지방의회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금홍섭 국장은 “‘인물 위주, 정책 위주 선거’가 말은 맞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고 털어놨다.

    2002년 6·13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의회 의원 수는 모두 4094명이다. 이 가운데 기초의원 3485명을 직업별로 보면 △농·축산업 718명 △상업 524명 △건설업 230명이다. 이른바 지역에서 ‘유지’로 불리는 42%가 지방의회를 ‘점령’한 셈이다. 반면 약사, 의사, 변호사, 교육자와 같은 전문직은 1.2%인 42명이다. 비교적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직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우리 지방의회의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

    지역유지·관변단체 출신이 지방의회 점령
    의사·변호사·교육자 등 전문직 1.2% 그쳐
    “소선거구 폐지·정당공천 중단” 목소리 솔솔

    이와 함께 지방의원들의 사회적 배경 분석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한 예로 경기 안산 시의회 1∼3대를 거친 의원 수는 모두 73명으로, 이들이 가입한 단체 수는 177곳이다. 이 중 새마을지도자협의회·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의 지역에서 목소리 큰 관변단체에 적을 둔 경우가 41%인 7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당에 적은 둔 경우가 15%, 각종 체육회가 13%였다. 반면 시민·사회단체 회원은 7.3%에 그쳤다. 지방의회가 이른바 ‘돈 자랑, 힘 자랑’하는 지역유지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의회’로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른바 지역에서 행세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는 현행 ‘선거제도’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행정연구원 이광희 박사는 “지역유지들은 자금이 풍부하고 학연·지연·혈연 등의 지역 연결망이 긴밀한데다 선거에 앞서 평상시 ‘사전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의회 진출을 바라는 시민단체 회원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러한 네트워크 접근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회가 지방정부의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보다 오히려 유착과 부조리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신들을 뽑아준 지역 토호세력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다 구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악순환을 깨고 다양한 인력의 충원을 하려면 지방의회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생활정치에 뜻을 지닌 인물들이 유권자에게 선택돼 일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원식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방의 재력있는 유지들에게 유리한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등의 제도 보완과 함께 자질과 도덕성을 갖춘 인력의 의회 진출을 위해 생계를 보조해 주는 제도 도입 등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김성호 정책실장은 “지방의회는 생활정치”라며 “기초단체의 경우 정당 공천을 통해 ‘떼거리 정치’를 만들기보다 정책정당으로 자리잡을 때까지는 기초의원 뿐 아니라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라도 정당 공천을 배제하는 것도 도덕성과 전문성, 생활정치의 의지를 지닌 인물들을 지방의회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수원 대전/홍용덕 송인걸 기자 ydhong@hani.co.kr


    ‘돈 먹는 하마’식 선거비리 갈수록 ‘눈덩이’

    연루 단체장 10년간 142명…지방의원도 갑절 늘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부패와 비리 적발 건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2월 말 현재 집계한 비리연루 자치단체장 현황을 보면. 지난 10년 간 142명에 이른다. 1기 때인 1995~98년에는 23명, 2기 때인 98~2002년엔 59명, 3기(02~06) 때는 이미 60명을 넘어섰다. 2002년에는 최기선 인천시장, 문희갑 대구시장, 심완구 울산시장, 유종근 전북지사, 임창열 경기지사 등 광역단체장들이 줄줄이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불려 나가거나 형사처벌을 받았다.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의 비리는 더 큰 문제이다. 언론과 사정기관에 노출돼 있는 광역단체장과 달리 기초단체장들의 비리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더욱이 기초단체는 건축·위생·도시계획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부분의 인허가를 맡고 있다.

    지방의원 비리 역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1기(91~95)때는 164명이었으나, 4기(02~04)때는 293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4기 때는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가 110명에 이른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이처럼 잇따라 비리에 연루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선거제도 △감시제도의 결여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물먹는 하마’식으로 자금이 들어가는 선거제도 때문에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지방 유지나 업자들한테 손을 벌릴 수밖에 없고, 결국 선거 때 진 ‘빚’은 당선이 된 뒤 ‘이권’으로 되갚아야 하는 고리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정당별 싹쓸이 의회 · 단체장 ‘견제구’ 실종

    서울시 최근 3년간 조례(안) 부결 한 건도 없어

    지방의회의 자치단체장 견제·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 의원들이 의회를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최근 당적을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현재 대전만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의 소속이 다르지만, 나머지 15개 시도는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이 같은 당 식구다.

    특히 경북도는 한나라당이 의회 의석 57석 가운데 55석인 9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남 94%, 경기 87.5%, 서울 84%, 인천 83%(이상 한나라당), 전남 80%(민주당) 등 특정당이 의회를 거의 ‘싹쓸이’하고 있다. 광주 63%(민주당)와 전북 63%, 제주 64.8%(이상 열린우리당)가 그래도 싹쓸이의 정도가 낮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의회는 단체장의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 단체장이 제출한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비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민선 3기 (2002년 7월~2005년 6월)에 발의된 조례(안) 285건 가운데 88%인 250건을 단체장(집행부)이 제출했다. 이 가운데 의회 본회의에서 수정된 것은 27%, 상임위 등에서 보류된 경우는 단 4%에 불과했다. 그나마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다른 시도도 마찬가지다.

    심재옥 서울시 의원(민주노동당)은 “시장이 역점을 두는 사업에 대해 의회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잘못된 조례를 앞다투어 통과시키는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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