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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회 등록 2005.06.24(금) 15:55

‘부적격 교사 퇴출 합의’ 의미와 전망

교육부와 교원ㆍ학부모단체가 24일 교원평가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부적격 교사' 처리 방안부터 마련, 우선 시행하기로 한 것은 일선교원들이 객관성이 없는 교원평가제를 통해 수업능력이 떨어지는 교사를 선별, 교직에서 배제하거나 구조조정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데 따른 대안이다.

명백한 범법 행위를 하거나 심각한 정신적ㆍ육체적 결함이 있는 경우 등에는 퇴출과 장기 요양 등의 조치를 내리겠지만 교원평가제는 `퇴출용'이 아니라 당초 약속대로 교원이 스스로 수업능력과 학생지도력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특히 성적조작, 금품수수 등 교원 관련 비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뿐 아니라 교원ㆍ학부모 단체가 합의해 처음으로 `부적격 교사 처리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교사로서의 자질과 소양이 없다는 의미의 `부적격'과 수업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의 `무능력'을 명백히 나눠 규정하기 어렵고 `부적격 교사'의 범위를 놓고도교원 및 학부모 단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기준이나 대상을 정할 때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적격'과 `무능력' 분리 =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교원평가제를 하려다 보니일선 교원 사이에 구조조정과 교사 퇴출용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시범사업도 못할 정도"라며 "`부적격 교사'에 대한 대책이 우선 마련돼야 교원평가제 논의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교육부 안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안을 만들어 이르면 9월부터라도 시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부적격 교원'은 금품수수, 성적 조작, 성폭력, 상습도박 등 비리에 관련되거나 정치적ㆍ신체적으로 결험이 있어 교직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정해 다뤄질 예정이며 수업 등과 관련되면 교원평가제와 겹쳐 오해와불안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적격 교사'는 교원단체, 학부모, 교육당국이 모두 합의하는 범위가 될것"이라며 "무조건 교단에서 내보내는 게 아니라 장기 요양 등을 통해 완치가 되면교단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평가의 객관성 측면에서 교원평가제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교사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고 도덕적ㆍ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서 수업능력이 부족한 교사들은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능력을 끌어올릴수 있다는 점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적격'이란 촌지수수나 폭력 행사 등 `눈에 보이는' 부분을 일컫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도 "전교조는 교직사회 비리ㆍ부정 척결에 누구보다 앞장섰다"며 제도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힌 뒤 "그같은 현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지 교사를 `적격'이나 `비적격'으로 나눠 제재만 가하는 것은 대증치료에 불과하며 수업능력과 함께 연계되면 굉장히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부적격' 범위 놓고 논란 예상 = 교육당국과 학부모ㆍ교원단체가 `부적격 교사 처리 대책'에는 합의했지만 `부적격'의 범위나 부적격자 처리 방법 및 절차 등을놓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특히 학부모단체는 `부적격'의 범위를 최대한 넓히는 동시에 투명하고 실질적인처리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교원단체는 현행 법령으로 처리 가능한 만큼 그런비리나 불법이 자행되지 않도록 교육여건 개선 등에 치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사의 막연한 불안감과 학부모의 큰 기대감이 상충하고 있는 것. 박 회장은 "상식적으로 용납되지 않고 사회에서는 명백히 불법으로 처리되는 행위가 학교라는 이유로 양해되는 심각한 체벌 및 인권침해 등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부모나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 누구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며 사실 확인, 본인 청문, 전문가 협의 등 투명하고 엄정한 과정을 거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제도적ㆍ법률적 제재와 함께 비민주적 학교 운영 개선, 입시경쟁 구조 완화, 그리고 `부정ㆍ비리의 온상'인 사립학교에 대한 대책 등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날 총론에는 합의했지만 각론, 즉 경미한 범법 행위나 도덕적 문제 등을 어디까지 포함할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예상되며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교원평가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교육부는 부적격 교원 문제 처리를 위해 시ㆍ도교육감 밑에 `부적격 교원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부적격 교원 처리 흐름도(교육부 예시) 부적격 교원 민원 접수(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사실 조사(감사담당 부서)→위원회 심의(청문절차 이행, 심사위)→임용권자에게 적법조치 권고(심사위)→임용권자결정(임용권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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