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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회 등록 2005.06.10(금) 15:45

공직자 성윤리 어디 갔나?

최근 곳곳에서 다양한 계층간에 손쉽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야간 유흥업소에서 소위 `부킹'이라는 편법에 일부 주부들까지 편승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성도덕이 문란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신나간 공무원들이 근거도 알수 없는 `성관계 협박'에 놀아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국에 걸쳐 고위 공무원 수 십명이 "몰래 카메라를 촬영했다"는 거짓 협박에 1억여원을 뜯긴 사건이 알려지자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직자들이 이럴 수가...'`도둑이 제발 저린게 아닌가' `성 윤리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탄식과 의혹이 일고 있다.

뒤늦게 덜미를 잡힌 김모(49)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관공서 1천여곳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단체장이나 5급 이상 간부들에게 "여자와 여관에 들어가는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찍었다"고 협박했고, 53명의 공직자들이 선뜻 1억3천만원을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고 있기는 커녕 자신이 통화한 공직자들의 이름조차 몰랐으나 제발이 저린 공직자들은 "1천만원은 너무 비싸니 깎아달라","어떻게 사실을 알았느냐"며 상당수가 통화 3분만에 돈을 주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공직자들은 불륜이나 치정에 관한 협박에 상당히 약하다"며 "전화를 하다보면 누군가는 쉽게 걸려들었고, 닷새에 한 번 꼴로 100만~500만원의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확한 직위가 밝혀진 피해자 7명은 시 산하 농산물도매시장과 농업기반공사 소장, 시청 국장과 사무관, 구청 과장, 읍장 등 모두 고위 공직자이며 김씨는 "나머지 피해자들도 경찰과 검찰을 제외한 고위 공직자"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씨에게 돈을 보낸 사람 가운데 한 명은 경찰관으로 확인됐고 이 경찰은 "친분이 있는 단체장이 협박당해 수사를 위한 미끼로 돈을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경찰관이단체장을 도와주려고 돈을 대신 입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피해자 A씨는 "승진을 앞두고 있는데 나쁜 소문이 돌면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 돈을 준거지 여관에 간 사실은 없다"고 말했고 B와 C씨도"허위사실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면 기관에 누가 될까봐 돈을 줬다"고 말했다.

수사관계자는 "요즘 들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회 전반적으로 성(性)범죄가빈발하고 있는데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직자들마저 대거 이런 문제에 연루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오전 `몰카협박'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전국의 관공서에서 `혹시 우리 기관에도 돈을 준 공무원이 있지 않을까', `얼마나 행실이 나쁘면 저런허술한 협박에 넘어가냐'는 등 술렁임이 일고 있다.

(논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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