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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02(목) 06:43

위암 장지연 친일시 공개


[사진설명] <매일신보> 1916년 12월10일치에 실린 위암 장지연의 하세가와 총독 환영시. 장지연은 이 한시에서 새 총독의 부임에 대해 ‘한수의 풍연이 원래 낯이 익으니 매화도 예전처럼 기뻐 웃는 듯’이라고 묘사했다. 1904~1908년 조선주둔군 사령관을 역임하고 8년만에 총독으로 부임한 그에 대해 ‘낯이 익다’며 반가움을 표시한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민족문제연구소, 자료 내놔

민족문제연구소는 1일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위암 장지연의 친일 활동 자료 등을 공개했다.

위암은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1916년 12월10일치 2면에 ‘환영 하세가와 총독’이라는 한시를 실었다. 새 총독의 부임에 대해 ‘문무 백관들이 분분히 악수하며’, ‘한수의 풍연이 원래 낯이 익으니 매화도 예전처럼 기뻐 웃는 듯’이라고 묘사한 시구 옆에는 장지연의 호인 ‘위암’이 쓰여 있다.(사진 참조)

김경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1904~1908년 조선주둔군 사령관이었던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8년 만에 총독으로 승진해 조선으로 다시 돌아오자 위암이 축하시를 실은 것”이라며 “하세가와는 을사조약 체결 당시 이토 히로부미 통감과 함께 고종에게 조약 체결을 강요했으며, 총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무단정치로 3·1운동 참가자들을 혹독하게 탄압했다”고 말했다.

매일신보에 총독 부임 환영시
친일단체 ‘불교진흥회’ 간사도
독립기념관 최근 시비제작 중단

순종과 일왕의 만남을 두고 ‘일본과 조선의 융화’라며 반긴 글도 공개됐다. 순종이 1917년 이복동생 영친왕의 일본 육사 졸업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자, 위암은 <매일신보>에 ‘이왕 전하 동해를 건너시니…오늘 같은 성대한 일은 예전에 드물던 바 일선(일본과 조선) 융화의 서광이 빛나리라’라는 한시를 실었다.

위암의 친일단체 활동 경력도 새롭게 공개됐다. 지난해 발간된 <일제협력단체 사전>을 보면 위암은 ‘불교진흥회’라는 친일단체의 간사로 등록돼 있다. 김 연구원은 “불교진흥회는 1914년 친일승려 이회광의 주도로 조직된 친일 불교단체로 이완용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며 “중추원 참의 후보까지 오른 친일파였던 김홍조 <경남일보> 초대 사장이 간사장을 맡고 신문사 주필을 역임한 위암은 간사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위암의 친일행적이 논란이 되자, 관련 단체들도 위암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나서고 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독립기념관은 을사조약 100주년을 맞아 위암의 시비 제작을 추진하다 최근에야 중단했다”고 전했다. 또 ‘위암 장지연상’을 시상하는 한국언론재단은 상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장지연 선생의 친일 의혹을 제기하는 쪽과 이를 부정하는 장지연기념사업회 관계자 등을 불러 대면 회의를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암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해 관리 중인 보훈처 관계자도 “31일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원회)가 가짜 독립유공자 등을 가려내는 업무를 맡게 됐다”며 “규명위원회가 결정을 내리면 독립유공자 예우가 박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암의 친일 경력을 언급한 김경현 연구원을 최근 사자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한 위암의 유족은 “일부 ‘옥의 티’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해 1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과정에서 모두 검증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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