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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5.25(수) 18:54

‘정보의 바다’ 한번 흘러가면 망망대해



P2P 개인정보 유출 막을 길 없나

이용자가 ‘또 하나의 서버’ 기하급수 퍼져나가
검색 금지어 설정 한계 “공유폴더 최소화해야”

파일공유(P2P) 프로그램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한번 유출된 파일의 확산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가고 있다. 문제가 된 파일이 이용자들에 의해 내려받고 공유되기 시작하면 막을 길이 없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수습되기는커녕 갈수록 커져나간다. 다수의 이용자가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구실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파일의 생명력이 질긴 것도 특징이다. 이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연예인 사생활 동영상이다. 1999년에 시디 같은 ‘실물’로 돌기 시작한 연예인들의 사생활 동영상은 ‘고전’의 이름으로 아직까지 피투피 프로그램에서 떠다니고 있다. 문제의 파일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이용자 한사람 한사람이 이 파일을 저장한 서버 노릇을 하면서 수시로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피투피 서비스는 50여곳에 이른다. 정확한 통계는 어렵지만 서비스 운영자들은 국내 피투피 이용자를 500만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 파일 공유 감시 어려워=피투피 프로그램에서 검색되는 파일은 인터넷 이용자끼리 개인적으로 주고받는 것이다보니 운영자들도 이용자가 어떤 파일을 주고받는지 모니터하기 어려운 구조다. 문제가 확인된 파일이더라도 파일 제공자와 파일 이름이 수시로 바뀌는 탓에 어떤 게 문제의 파일인지 특정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운영자들은 저작권 관련 요청이나 이용자의 요청이 들어온 경우 ‘금칙어’를 설정하고 있다. 금칙어란 이용자가 파일 검색을 했을 때, 해당 단어가 들어간 파일 자체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막는 임시조처다.

이원형 파일구리팀 대리는 “이용자들이 주고받는 파일 전체를 모니터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프로그램에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금칙어 이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금칙어도 숫자가 늘어나면 검색이나 내려받는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는다. 이들 프로그램이 개인정보 유출을 적극 막지 못하는 ‘이유’다. 한 운영자는 “금칙어 설정을 늘리면 파일 내려받는 속도가 떨어지는데 누가 느린 프로그램을 이용하겠느냐”고 말했다.

◇ 응급조처는 이렇게=개인신상정보가 유출됐을 때 가장 빠른 방법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www.1336.or.kr , 02-1336)나 사이버수사대에 연락하는 것이다. 또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겪은 이용자들은 해당 서비스사에 연락해 해당 파일을 ‘금칙어’로 해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파일공유 프로그램 가운데 소리바다와 썬파일 정도가 금칙어를 두고 있을 뿐,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개인신상정보와 관련한 금칙어를 지정하지 않았다. 특히 외국에 서버를 둔 프루나와 당나귀는 개인의 금칙어 요청을 거의 받아주지 않고 있다.

◇ 파일공유 최소화가 대안=파일공유 프로그램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피하려면 이용자의 주의가 최우선이다. 파일공유 프그램은 속성상 자료를 내려받으려면 이용자 컴퓨터에서 공유할 폴더를 요구한다. 이때 일부 이용자들이 내문서나 하드드라이브(C:) 자체를 공유폴더로 변경하면서 중요한 개인 문서들을 유출시키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공유폴더의 모든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 공유폴더만 정확하게 설정해도 이용자 뜻과 무관한 파일 유출은 막을 수 있다. 허준영 엔티카 실장은 “회원들이 공유할 때 자체적으로 특정 폴더를 지정하는 게 아니라 하드 전체를 공유폴더로 지정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공유폴더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 등에서는 아예 파일 공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방화벽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개인-개인 사이 파일공유 목적 개발
영화·음악파일 등 불법유통경로

파일공유(Peer to Peer: P2P) 프로그램이란 인터넷을 통해 주로 음악파일을 주고받기 위한 용도로 개발됐으나 지금은 음악파일만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간에 다양한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과 국내에서 음악파일 저작권 논쟁을 부른 냅스터와 소리바다가 대표적 파일공유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프루나 당나귀 파일구리 썬파일 등 유사한 기능의 프로그램들이 여럿 나왔다. 초기에는 음악파일과 영화파일 위주로 파일 공유가 이뤄졌으나 이용자가 늘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게임 프로그램, 음란 동영상 등 공유되는 파일들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들 파일 가운데는 저작권에 위반되는 내용들이 많고, 음란파일 유통의 주요 통로로 이용되면서 파일공유 사이트는 ‘불법의 못자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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