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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회 등록 2005.04.25(월) 17:51

지자체 검찰파견 ‘울며 겨자먹기’

서울 23명·인천 2명...파견기간 ‘고무줄’

"인원 빠듯한데 거부할 수도 없고” 속앓이

검찰이 해마다 광역자치단체 뿐 아니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에까지 ‘업무협조’를 이유로 공무원 파견을 요청해, 해당 지자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파견직원을 보내고 있다. 힘 있는 기관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지자체는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파견 요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곳도 있다. 하지만 파견 사유나 기간, 인원관리 방법 등이 명확하지 않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 자치구 23명의 공무원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북부지방검찰청 등에 파견돼 있다. 보건·환경·세무·행정 업무를 하는 이들은 ‘지속적인 수사 등 업무 폭주로 인해 협조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요청을 받고 검찰에서 일하고 있다. 인천도 인천시 수질보전과 지방환경직 7급 김아무개(42)씨와 남구 환경위생과 화공직 8급 최아무개(43)씨 등 2명이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1년 기간으로 인천지검에 파견됐다.

‘지방공무원법’ 의 ‘파견근무’ 조항에 따른 것이지만, 교육 파견을 제외하고 자치구 공무원이 파견되는 기관은 검찰 뿐이다.

이들 공무원은 1~2년 단위로 파견되고 있으며, 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3년까지 연장 파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은 3년 기한이 차더라도 1주일이나 10일 정도 복귀를 시켰다가 다시 파견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파견기간이 5~10년까지 늘어나 ‘무늬만 지자체 직원’이지 실제로는 검찰 일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자치구도 인원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을 빼가기 때문에 지장이 있지만, 검찰이 요구하면 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도 파견 주체인 자치구에서 부담하는데 이런 원칙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구의 한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사범이나 청소년 유해사범을 단속하기 위해서라는데 검찰은 수사를 통해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고, 자치구는 지도·단속을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성격이 다르다”며 “사실상 검찰의 업무 뒤치다꺼리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식품·의약·환경 관련 전담 검사실이 지자체에 직접 요청해 인원을 파견 받는 형식”이라며 “한쪽에서만 단속 할 때 생기는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상호보완하는 것일 뿐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득형 의례시민연대 지방자치위원장은 “파견의 근거나 되는 조항에 좀 더 분명한 사유와 파견 기간 등을 명시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검찰에서 필요한 인력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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