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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12(화) 17:58

‘작아진 식판’ 누구 숟가락 빼나




서울시교육청 올 급식지원 예산 22% 줄여
신청 고교생중 절반 가까운 1만7천명 제외

“그동안 급식비 지원을 받아왔던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요?”

서울 ㄱ고등학교 2학년 담임인 박아무개 교사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급식비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급식비를 지원받던 저소득층 학생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지원 대상에서 탈락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실업계 고교 중에서도 유독 가난한 아이들이 많아 해마다 학생의 1/3 정도가 급식비 지원을 받아왔다.

박 교사는 “지난해에는 신청을 하면 거의 받아들여져 우리 반의 경우 14~15명 정도가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선정 기준이 엄격해지는 바람에 원하는 학생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자녀 7명을 포함해 8명에 대해서만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를 빼고, 누구를 넣어야 할지 참 곤혹스럽다”며 “최소한 먹는 문제만은 국가에서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교사는 박 교사뿐만이 아니다. 서울 시내 많은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급식 지원 대상자를 추려내느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지난달 말 서울 시내 모든 고등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내, 엄격한 심사를 통해 급식 지원 신청자수를 줄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각 고등학교에 배정한 올해 급식 지원 대상자수를 모두 합하면 2만810명이다. 이는 지난해(3만3400명)의 2/3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기 초에 급식 지원을 신청한 학생 3만8426명 중 1만7616명이 급식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 빚어진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가사업이었던 급식 지원 사업이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시교육청이 관련 예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초·중·고교 급식 지원을 위해 올해 편성한 예산은 212억여원인데, 이는 지난해의 273억여원보다 61억여원이 준 것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초·중학교에 비해 지원율(전체 학생 중 지원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높은 고등학교의 급식 지원 대상자를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는 지원율이 초등학교는 3.3%, 중학교 6.3%, 고등학교 9.4%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은 줄었는데 신청자수는 오히려 늘어, 불가피하게 일선 고등학교에 신청자 수를 줄이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서울 ㄱ고 1학년 담임인 김아무개 교사는 “학기 초에 상담을 거쳐 신청자를 선정해 올렸는데, 법적인 증빙서류 등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해 담임 추천으로 선정한 아이는 뺄 수밖에 없었다”며 “서류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가정 형편은 어려운 아이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6s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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