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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2.24(목) 17:32

야당의원 “군인독재 위험” 발언 ‘간통 현장’ 덮쳐 의원직 내놓게


상대 여성과 국제전화 통화내용 도청도

남편에게 현장 비디오 보여주며 고소 강권

1982년 6월29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한당 소속 한영수 의원(전 자민련 부총재)이 간통 혐의로 구속됐다. 1년 동안 남몰래 교제해왔던 현직 검사의 부인과 호텔방에 투숙했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것이다. 한 전 의원은 검찰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받고,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형기를 모두 복역한 뒤 출소했다.

30대 젊은 나이에 신민당 소속으로 9대(73년)와 10대(78년) 총선에 연거푸 당선(충남 서산·당진)돼, 당 대변인까지 역임한 ‘야당 유망주’의 간통 사건은 당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씨도 법정에서 “20여년 동안 나를 격려해준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데 대해 가슴깊이 죄책감을 느낀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어느 모로 보나 ‘딱 떨어지는’ 간통이었지만, 이 사건은 정보기관에 의한 야당의원 탄압의 한 사례로 입길에 올랐다. 안기부가 나서 정권에 비판적인 야당 의원의 사생활을 뒷 조사하고, 이를 정치보복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한씨는 11대 국회 본회의에서 “월남이 망한 것은 경험없는 군인들이 정권을 탈취해 독재를 했기 때문이며, 우리도 그럴 위험이 다분히 있다”고 발언해, 당시 집권층의 노여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씨를 변호했던 목요상 변호사(15·16대 한나라당 의원)는 “한 의원이 당시로서는 금기사항에 속했던 전두환 정권 비판 발언을 한 뒤 수사기관들이 뒤를 캐기 시작했다”며 “안기부에서 한 의원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연인과 국제통화한 내용까지 도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기관 간부로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안기부가 연인과의 통화 내용을 도청한 뒤 서울시내의 한 밀회 현장에 미리 달려가 비디오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였던 연인의 남편이 간통혐의 고소장 제출을 거부하자 안기부가 녹음 내용을 들려주면서 고소를 강권했다”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비디오까지 틀었고, 결국 이 공직자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고소장에 도장을 찍은 뒤 공직에서 사퇴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이 사건에 대해 “다 지난 얘기인데, 이젠 덮어두고 싶다”면서도 “(국회에서 정권 비판 발언을 한 이후로) 당시 여러 수사기관들이 나를 잡기 위해 나섰고, (간통) 현장을 덮친 것도 안기부 요원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975년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로 반정부 활동을 하던 이병린 변호사가 간통 혐의로 구속된 사건에서도 현장을 덮쳐 사진을 찍고 달아난 사람들은 중정 요원들이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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