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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2.14(월) 17:45

“김형욱 ‘대통령 지면 윤보선 암살’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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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혀야할 국정원의 과거 <1> 선거개입



  • 밝혀야 할 국정원 과거 <2> 권력자 개인에 '충성'

    최근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논란 속에 개봉돼 상영중이다. 영화 속에서 ‘각하’의 채홍사로 출연한 한석규의 직책은 중앙정보부 의전과장. ‘도대체 중정에 무슨 행사가 많길래 의전과장이란 직책까지 있나’라고 생각할 법 하지만, 중정 안가에서는 3~4일 걸러 한차례씩 ‘각하의 밤’을 책임지는 행사가 이어졌다. 바깥 세상에서는 둘도 없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중정이 내부적으로는 공식 직제까지 만들어가며 대통령의 은밀한 사생활까지도 보좌했던 것이다.

    최고 권력자 개인에 대한 충성은 군사정권 시절 일만은 아니다. 김기섭 안기부 기조실장(1993~1997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각종 정보를 보고하고, 개인 자금 관리까지 도맡았다. 이들 사건은 과거 정보기관 또는 기관의 주요 책임자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보다는 대통령의 은밀한 수족 역할에 충실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윤보선 암살 음모= 1960년대 중정 감찰실장을 지낸 방준모(육사 8기·미국 거주)씨는 10여년 전 미국의 한 교포신문을 통해 1967년 5월에 실시된 6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보선 암살 음모’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형욱 부장이 저를 직접 불러 놓고는 ‘이 선거가 아무래도 위험해. 백중지세야. 까닥하다간 지겠어. 박 대통령의 혁명과업 완수와 경제계획을 완수하려면 할 수 없소. 암살할 준비를 하시오’라고 명령을 했습니다. 표 대결에서 박 대통령이 패배한다면 ‘윤보선씨를 총으로 저격한다’는 암살 명령이었습니다.”

    방씨는 이 지시에 따라 개표 날 장총을 든 저격수와 함께 윤씨 집 안방이 내려다 보이는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 2층에서 비밀리에 대기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 박 대통령이 승리하는 바람에 그냥 철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씨의 이런 폭로는 책으로까지 출판됐지만, 국내 일간지에는 한차례도 보도되지 않았다. 안기부나 국정원 역시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한 적이 없다.


    김대중 납치 사건= 1973년 일어난 이 사건은 발생 직후부터 중정이 범행 배후로 의심됐고 미국과 일본 정부도 이를 확인했지만, 정부는 이름뿐인 수사본부를 꾸리고 보도 통제에만 급급했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중정의 개입은 확인됐지만, 살해 목적이 있는 납치였는 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는 아직 물음표로 남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쪽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살해목적 납치’라는 주장을 펴왔다. 1980년 이후락 부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고 최영근 전 의원에게 “박정희 대통령이 ‘김대중을 해치워버려’라고 해 한달을 머뭇거렸더니 다시 박 대통령이 ‘총리하고도 얘기가 돼있는데, 왜 안하느냐’고 다그쳐 하는 수 없이 지상명령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또 1983년 아사히 신문과의 회견에서 △박 대통령을 비롯한 복수의 정부고관이 합의해 지령하고 △작전 실행은 이후락 부장이 총지휘한 사실을 ‘범행에 가담한 복수의 인물’로부터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건 발생 당시 미 중앙정보부의 한국 책임자 도널드 그레그(1989~1993년 주한대사)도 미 의회 청문회 등에서 “김씨가 수장될 운명에 있었으나 그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말해 살해 의도를 가진 납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반해 이후락 부장은 1987년 기자들에게 “최영근씨에게 그런 말을 한 사실도 없으며, 박 대통령의 지시도 없는 단순 납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중정 차장이었던 김치열씨도 “청와대에 들어갔더니 박 대통령 얼굴이 험악해지며 ‘왜 쓸데없는 납치 사건을 해가지고…’라고 말했다”며 “박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의 아들인 최유식(서원대 교수)씨는 “박정희가 죽고 납치 책임을 다 뒤집어 쓸까봐 이후락씨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아버지가 그런 말을 들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1998년 2월19일 <동아일보>는 “김대중씨를 납치했던 중정 요원 25명과 용금호 선원 21명의 명단 및 그들의 역할, 사후 관리내용이 모두 수록돼 있는 극비문건 ‘KT(김대중의 이니셜)공작요원 실태조사보고’를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또 이 문건이 “1979년 3월10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고 문서 하단에는 ‘대통령 각하 보고필’이라고 적혀있다”며 “특수공작의 경우 대통령의 결재없이 구두지시로 공작이 진행되고 대통령이 사후 보고를 받는다는 정보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박 대통령이 김대중씨 납치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김형욱 '대통령 지면 윤보선 암살' 명령 ” 증언

    유신반대 디제이 납치 ‥ 살해목적? 대통령 지시 ?

    반공범 올가미로 정부비판 <경향신문> '꿀꺽'


    경향신문 강제 매각과 전직 중정 부장 테러= 최고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비판 언론 ‘관리’도 중정의 업무였다.

    중정은 1965년 5월 반공법 위반 혐의로 이준구 경향신문사 사장을 구속했다. 이향백 체육부장의 동생이 북으로 무전송신을 하다가 발각된 사건을 확대한 결과였다. ‘헌법으로 돌아가라’ ‘군사 정부에 바란다’는 기사를 싣는 등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던 경향신문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중정의 공작이 시작됐다. 김형욱 부장이 직접 나서 구속된 이준구 사장을 면담해, 가석방을 조건으로 매각 동의를 얻어냈다. 인수자는 기아산업 김철호 사장으로 결정됐다.

    김형욱 부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 대통령이 ‘경향신문에서 이준구가 손을 떼게 하라’는 지시를 백태하 중정 서울분실장과 나에게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시 서울분실장이었던 백태하(미국 거주)씨는 자신의 책에서 “김철호의 이름만 이용했을 뿐 진짜 주인은 박정희와 그 측근들”이라며 “인수자금도 김형욱이 마련해 박정희에게 바쳤고 인수 뒤 경영은 박정희의 지시에 따라 제헌국회의원이었던 박찬현이 맡았을 뿐 아니라 김철호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소유권을) 신진자동차 김창원에게 넘겨주었고 계속해서 적당한 수순에 따라 문화방송과 합병해 박정희 소유가 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실제 경향신문은 1969년 김창원씨 소유로 넘어갔다가 1974년 문화방송과 통합돼 5·16장학회 소유가 됐다.

    이러한 강제매각 과정 가운데 5·16쿠데타 주체이자 3대 중정 부장을 지낸 김재춘(5·16 장학회 이사장·육사 5기)씨가 중정 요원들로부터 폭행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준구 사장이 정부 몰래 김씨와 경영권 양도 협상에 나서자, 이를 알게된 중정이 방해 공작에 나선 것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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