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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5.22(토) 11:01

짱이 짱 먹은 이유!


“얼짱? 몸짱? 그렇다면 사전의 ‘짱’은…”
사전광고에도 쓰일만큼 ‘짱’은 인기가 짱이다

‘짱’은 어디에서 왔을까?

국립국어연구원 박용찬 학예연구관은 “‘기(氣)’가 ‘끼’로 바뀐 것처럼, 우두머리 ‘장(長)’에서 ‘최고’라는 뜻으로 소리가 바뀌면서 의미도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민현식 교수는 “‘장(長)’에서 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글연구는 한글학회가 짱! 그래서 한글학회에 물어봤다. 한글학회 성기지 연구원은 “누구도 우두머리 ‘장(長)’에서 ‘짱’이 왔다고 말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으름짱을 놓았다. “전혀 쓰임과 내용이 다르고, 그래서 민간어원을 밝히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것이다.

재미는 역시 <딴지일보>가 ’짱!’이다. <딴지일보> ‘유행어 리뷰’의 소개. “사람을 호칭할 때 친근함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쓰이는 일본어 ‘짱(ちゃん)’이 유입되어 와전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80년대 대학가의 시위현장에서 화염병과 함께 민간용 불법무기의 양대 산맥으로 불렸던 짱돌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유행어 짱을 먹은 ‘짱’은 언제부터 쓰였을까? 만화영화 짱가처럼 70년대부터?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짱’은 지난 96년 초 ‘소년챔프’에 임재원씨의 연재만화 제목으로 등장했고, 만화 ‘짱’은 99년 단행본이 나와 100만부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이들이 만화방에 ‘짱’박혀 ‘짱’께를 먹으면서 짱 많이 읽었다는 얘기. 곧이어 ‘럭키짱’, ‘학원짱’, ‘무림짱’ ‘컴백짱’ ‘캡짱’ 등 수많은 아류작이 쏟아지면서 학원 액션만화는 전성기를 누렸다.물론 ‘짱’도 짱 빠르게 10대를 파고 들었다.

‘짱’은 드디어 97년 10월31일 <문화일보>에 “털실 손뜨개 인기 ‘짱’”처럼, 신문의 제목으로까지 쓰인다. 또 99년 8월7일 <조선일보>는 “또 한방…이승엽 짱!”이라고 썼다. 아직 ‘최고’라는 뜻으로 ‘짱’이 쓰인 셈이다.

혼자서도 말짱하던 ‘짱’은 다시 변신을 시도한다. 2002년 3월23일 <조선일보>에 “노무현짱님 뜨니까 표적되는 것 같다”며 연기짱 명계남씨의 말을 인용한 ‘노짱’이 등장한다. ‘짱’이 ‘주인’을 만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자는 “‘짱’은 대장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되는 말이다”고 설명을 달았다.

그뒤 ‘짱’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얼짱’에 이어 ‘몸짱’ 등 또다른 ‘주인’을 만나 짱 많은 ‘ㅇㅇ짱’으로 퍼져 나갔다. ‘짱’ 앞에 알짱거리는게 짱날 법도 한데….

‘짱’의 변태과정을 정확히 파헤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2004년 5월, 분명한 것은 ‘짱’은 ‘최고’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건 베짱이와 짱뚱어도 동의!!

10대들은 “짱은 최고죠. 몸짱은 몸이 좋고, 얼짱은 얼굴이 예쁘고…”(고2 남)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짱’은 왜 이렇게 언어적 대박을 터뜨리면서 유행의 파도를 짱짱하게 타고 있는 것일까?

사이버문화연구소 라도삼 책임연구원은 “강조하고 비꼬고 특이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네티즌의 특성이 사회적으로 드러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정욕망’도 원인으로 꼽았다. “교과서적인 1등이 아니라, 싸움이나 게임을 잘하는 아이 등 기존에는 도저히 인정받을 수 없는 분야에서 ‘짱’이 등장”했고, “사회적으로 다양화된 스펙트럼을 반영한 것이다”는 분석이다.

박용찬 연구관은 “‘캡’도 ‘울트라 캡’, ‘울트라 캡송’으로 변하는 유행어적 성격이 있었고, 이를 대체할 말이 필요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짱’이 인터넷을 즐겨쓰는 젊은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에는 맞짱 뜰 풀이가 없는 듯하다.

사회언어학을 연구해온 민현식 교수는 “젊은 세대는 좀더 새롭게 이름 지으려는 표현욕구가 있고, 기존 말로는 표현하거나 만족하지도 않는다”고 해석했다. “기성 세대에 대한 거부감에서 기성언어를 거부하고, 쾌감을 즐기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0대들은 “그냥 솔직히 ‘몸이 좋다’, ‘얼굴이 예쁘다’고 하는 것보다 세련돼 보이는 게 있고, 짧은 말로 힘들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며 “괜히 자기도 퍼뜨리고, 써보고 싶은 것 같다”(고2 여)고 말했다. 여짱이 아닌 여고생들에게도 ‘짱’은 말짱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인 것인 셈이다.


△ '봄날 아줌마'로 불리며 몸짱 신드롬을 일으켰던 서른 아홉살의 정다연씨. 정씨는 텔레비젼 광고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또 10대들은 “남한테 주목받고 싶고, 최고라고 남한테 인정받는 것은 아무튼 좋은 것 아니냐”(고2 남)거나, “우리가 만들어 쓰니까 어른들이 ‘아, 그런 뜻이구나’ 하면서 쓰는 것 같다”(고1 여)고 말했다. 당연히 “왜 그런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 “당혹스럽다”,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중년들의 반응이 나온다. 짱아찌를 먹고 자란 중년들에게는 ‘짱’이 짱나고, 안짱다리처럼 불편해 보인다. 짱돌이라도 던지고 싶은 것이다.

‘짱’의 인기는 좀더 복잡한 해석의 접대를 받을 정도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짱’은 인터넷만의 엽기적이고 유쾌발랄한 언어가 오프라인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주류가 포섭한 하위문화적인 것이다”고 비판했다. 하긴 똥배짱은….

다만 그는 “과거에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말, 춤, 몸 등에 ‘짱’이 쓰이는 것은 과거의 ‘공부를 잘한다’거나 ‘돈이 많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고를 지향하는 언어지만, 주류상품 사회가 포섭하는 산업적 기호로 재미있고 민주적인 의미는 있다”고 덧붙였다.

‘짱’에 맞짱을 뜨는 배짱두둑한 비판도 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여전히 사회가 한 인간을 다양한 가치를 지닌 복합체로 인정하지 않고, 얼굴이든 몸이든 단 하나의 기준을 가치잣대로 삼는 저열한 문화적 인식이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얼짱, 몸짱이 몸에 강조점”을 뒀기 때문이란다.

다시 생각해보면, 10대들은 “‘공부 짱이야’라는 말은 안한다. ‘공부 잘해’, ‘모범생이야’라고 말한다”(고2 여). “‘전교 1등’이라고 하거나 ‘진짜 착해’라고 하지, 맘짱 같은 데는 잘 안쓴다”(고1 여). 공부 잘한다는 짱구는 ‘짱’의 세계에서는 말짱 도루묵인 셈.

한국판 루키즘(lookism)이라는 비판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딴지일보>처럼, “신세대들은 단지 짧고 쿨해 보이는 ‘짱’이란 말을 사용할 뿐”이라고 보고, “민망하고 겸연쩍어 표현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짱’의 남발이 차라리 명랑사회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해석도 있다.

어쨌든, ‘짱’은 어떻게 이처럼 짱 인기를 끌수 있을까? 사이버문화 분석을 짱 잘하는 라도삼 책임연구원은 “옛날에는 오프라인 세상에서 자기를 드러내는 데 시간이 걸리고, 경제적·정치적 신분 등이 다 필요하지만, 디지털 문화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는 방송에 나가지 않아도 인터넷과 디카의 발전이 폭발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조금만 노력하면 1등이 될 수 있는 여건이 자기 드러냄을 부추긴다”며 “사이버 기술이 우리의 몸이나 물리적 공간을 바꿔, 정신이 우리의 몸을 만드는 세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 노사모 홈페이지 제공

국민일보 김현덕 부장은 칼럼에서 유리가 짱하고 깨지듯 똑부러지게 해석했다. 그는 “또래들의 용돈이나 갈취하던 짱이 빛의 세계로 등장하는 데는 주먹짱들의 의리와 사랑을 다룬 ‘친구’ ‘품행제로’ ‘화산고’ ‘두사부일체’ ‘말죽거리 잔혹사’ 등 수많은 학원 폭력영화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고 분석했다.

애초, 키짱인 기자가 짐작했던 ‘1등주의’와 ‘짱’에 대한 연관성은 민현식 교수가 살짝 내놨다. 그는 “우상은 종교나 신앙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하느님도 짱이다”고 말했다. “기성권위에 대항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다양한 최고의 절대자를 원하면서 개인숭배의식이 강해지기도 한다”며 “사회가 불안하면 히틀러식의 우상숭배로 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정신적 안정감이 떨어지다보니 이런 현상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암튼, ‘팔짱’과 ‘배짱’의 시대는 짱 잘 나가는 ‘얼짱’, ‘몸짱’에 무릎을 꿇었다.

* 으름짱의 바른말은 으름장이다. 짱박혀, 짱께, 맞짱은 바른말이 아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루키즘이란?

우리말로는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로 번역된다. 미국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새파이어(William Safire)가 2000년 8월 인종·성별·종교·이념 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차별 요소로 지목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외모(용모)가 개인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 또는 그러한 사회 풍조를 말한다. 곧 외모가 연애·결혼 등과 같은 사생활은 물론, 취업·승진 등 사회 생활 전반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런 경향이 잘난 외모를 선호하는 사회 풍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외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결혼을 할 수 없고, 학창 시절에 아무리 학점이 좋았더라도 역시 외모 때문에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하다 보니 자연 외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모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처음에는 운동이나 가벼운 다이어트 요법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다가, 그래도 안 되면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몇 번씩이나 되풀이하여 성형수술을 하면서 외모를 가꾸는 데 열과 성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강박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하면 신체변형 장애까지 일어나게 된다.

한국에서도 2000년 이후 루키즘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였는데, 조사 결과 한국 여성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형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이어트 열풍에 휩쓸려 무리하게 살을 빼다가 죽음에 이른 경우도 보고 되고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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