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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정 2001년 국내 10대 뉴스


△ 관련기사순서

김대통령 총재사퇴·정당개혁

11월8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는,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국면에 들어가기 전에 집권당 총재직을 그만둔 첫번째 사례였다. 그만큼 정치권, 특히 여당인 민주당에 준 충격은 컸다. 이로써 김 대통령은 정쟁에서 한걸음 비켜설 수 있게 됐다. 반면에 민주당은 집권당 프리미엄을 상실하면서 쉽지 않은 자립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그 이후 나타난 민주당의 변화 움직임은 우리 정치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총재직 폐지나 국민경선제 도입 등은 정당개혁이란 측면에서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야당인 한나라당에도 개혁의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정치권 전체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꼬리문 게이트 정관계 강타

2000년 정현준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에 이어 2001년 들어서도 9월 이용호 게이트, 11월에는 진승현 게이트가 재현되는 등 벤처기업의 성장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이 내내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특히 진승현 게이트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법무부 차관과 국가정보원 차장의 낙마를 가져왔으며, 돈받은 여야 정치인들의 명단이 담겼다는 `진승현 리스트'는 또다른 핵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의 와중에서 검찰은 고위간부 3명이 옷을 벗고 총장이 야당으로부터 탄핵소추 공세를 당하는 등 검찰 전체가 휘둘리는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용호 게이트는 옷로비와 파업유도 사건에 이어 세번째로 특별검사에 넘겨져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인권위 출범·의문사 규명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3년 동안의 산고 끝에 출범해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조직정비도 끝나지 않은 불완전한 출범이지만 인권위의 탄생으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 차원의 구제 조처가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국내 의문사 1호'로 기록된 최종길 서울대 법대 교수 사망 사건에 대한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 유신 전야 중앙정보부 직원에 의한 `추락사'라는 증언이 나오는 등 진상규명에 한 발 다가섰다. 15년 동안 묻혀있던 `수지 김 피살 사건' 역시 87년 안기부에 의해 단순 살인사건이 `납북미수 사건'으로 조작된 뒤, 2000년 경찰과 국정원이 다시 진상을 은폐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주영씨 사망 현대그룹 위기

3월21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86살로 서울 풍납동 서울중앙병원에서 별세했다. 그는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자동차, 조선, 전자 등 국가기간산업을 키워왔다. 또 서울올림픽 유치, 소떼 방북과 금강산 관광까지 성사시킨 한국 경제의 거목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애 마지막 부분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했다. 현대그룹이 자금난으로 위기를 맞았고, 그가 떠난 뒤에는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등 9개 계열사가 추가로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현대는 재계 1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곧 현대중공업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 재계 20위권 밖의 미니그룹으로 축소된다. 더욱이 그가 그토록 애착을 가졌던 금강산 사업마저 자금난으로 중단의 위기를 겪고 있다.

DJP공조 붕괴 신여소야대

`디제이피 공동정권'의 붕괴는 예기치 못한 사건에 의해 갑자기 다가왔다. 지난 9월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을 둘러싼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당시는 명예총재)의 갈등은 한순간에 현 정권의 기본틀인 `디제이피 공조'를 무너뜨렸다. 공동정권의 숙명인 정체성 대립이 두 사람을 끝내 갈라서게 했다. 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정치적 시련을 가져왔다. 국회가 순식간에 여소야대로 뒤바뀌면서, 김 대통령의 개혁정책 추진은 현저하게 힘을 잃었다. 자민련은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졌고 김종필 총재의 정치적 위상도 한없이 추락했다. 그리고 정국 주도권은 확실하게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의 손으로 넘어갔다.

남북관계 경색 금강산관광 위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남북관계는 2001년 들어 대북 강경책을 내세운 부시 미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침체되기 시작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6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선언하면서 재래식 군비태세 등을 대화 주제로 제의했으나, 북한은 경수로 건설지연 보상과 대북한 적대정책 해소 등을 내세워 응하지 않았다. 남북한은 9월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열어 전면적인 대화 재개를 시도했지만, 북쪽이 `9·11테러'로 인한 남쪽의 비상경계태세 등을 이유로 이산가족 교환을 연기하는 바람에 다시 경색국면으로 치달았다. 햇볕정책은 시련에 처하고, 관광객이 급감한 금강산관광사업은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한 채 극심한 운영난에 빠졌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비리사주 구속

올해는 그동안 `무관의 제왕', `밤의 대통령' 등으로 불리며 성역 속에 숨어있던 언론기업의 부도덕성이 처음으로 밝혀지고, 언론개혁의 디딤돌을 마련한 해로 기록될 것같다.

국세청은 사실상 사상 처음 언론사에 대해 전면적인 세무조사에 나섰다. 2월8일부터 23개 중앙 언론사를 대상으로 시작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4개월여 동안 진행됐다. 세무조사 결과, 23개 언론사가 무려 1조3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소득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나 5056억원의 세액을 추징당했다.

특히 죄질이 나쁘다고 인정된 조선·동아·국민·한국·중앙일보사 등 6개 신문사와 관계자들이 검찰에 고발되고,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 등 3명의 족벌언론 사주가 한꺼번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08억여원의 조세포탈·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선일보 방 사장에겐 징역 7년이, 207억원의 조세포탈·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일보 조 전 회장에겐 징역 6년이 구형됐다. 그러나 두 사주는 구속 2달여만인 11월 초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61억원의 포탈·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동아일보 김 전 명예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사주가 구속된 조선·동아일보사 등은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으로 변질시키며 자사 지면을 통한 맞대응에 나서, 또다시 지면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출부진등 경기 장기침체

2000년 말부터 세계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어온 데다, 9월11일 미국 테러 대참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사상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다. 수출액은 11월 말까지 1388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나 줄었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전년동월 대비 수출 감소율이 20% 안팎에 이를 정도였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침체의 골에 빠져, 활황기에는 두 자리 숫자까지 기록했던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분기에 1.8%까지 추락했다. 낮은 성장 속에 이자율이 계속 떨어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때 연 5%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로 가면서 조금씩 경기회복의 기대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 약진 '조폭' 신드롬

한국영화 관객이 급증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50% 시대를 맞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2월 중순까지 관객추이를 기초로 올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9.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또 올 한해 영화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27.4% 증가한 8230만명, 이중 한국영화 관객은 지난해보다 79.3% 늘어난 407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힘입어 올해 흥행 1위부터 5위를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또 이중 3위 <엽기적인 그녀>를 뺀 1위 <친구>, 2위 <조폭마누라>, 4위 <신라의 달밤>, 5위 <달마야 놀자>가 모두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하고 있어 `영화가 조폭을 미화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성부 출범 모성보호법 개정

사상 처음으로 정부 부처의 하나로 여성부가 출범하고 모성보호관련법이 개정되는 등 양성평등 사회를 향한 진전이 이뤄졌다. 여성부는 1월29일 공식 출범했으며, 한명숙씨가 초대 장관에 임명됐다. 직장내 성희롱이 심각한 범죄이며 처벌 대상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됐고, 사내부부 우선해고 등 간접차별을 막기 위한 남녀차별금지법 개정안이 확정됐다.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여성에 대한 여러 차별사안을 조사해 시정 권고했다. 또 7월에는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돼 출산휴가가 90일로 늘고, 월 20만원의 육아휴직 급여가 책정됐다. 특히 늘어난 비용을 정부 재정과 고용보험에서 맡아 출산과 육아 책임을 사회가 분담하기 시작하는 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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