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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대한 착각과 편견/ 손규성


복지 분야에서 `아이젠하워 신화'라는 말이 있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스웨덴의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다며 복지병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개탄했다. 그러나 스웨덴 노인자살률은 복지국가 가운데 일본보다 낮은 평균 이하였다. 순전히 아이젠하워의 착각과 편견이었다.

추수가 끝나 을씨년스러운 논바닥에 성난 농민들의 절규가 가득하다. 추수하지 않은 논바닥을 갈아엎고 볏알을 태우기도 했다. 이제는 탈곡한 볏가마를 쌓아놓고 투쟁에 나섰다. 가격보장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사실 쌀 생산기반 확보를 위한 외침이다.

충남도는 농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쌀대책기구'를 만들었다. 각계의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발족 목표는 단순한 과잉재고 소비확대가 아니라 쌀 생산기반 붕괴 방지에 있어야 한다.

농민들이 주장하듯이, 우선 지자체가 쌀 가격지지를 위해 특별예산을 편성해 시중가와 수매가와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농가수취가격 손실보전'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적정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 쌀 생산기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언제부턴가 쌀에 대한 착각과 편견이 지배하고 있다. 과잉재고 원인은 과잉생산이 아닌데도 시장논리에 맞출 것을 주장한다. 아직도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30%에도 못 미치는데도,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른 쌀 의무수입량으로 인한 과잉재고를 애써 외면한다.

한 두해의 냉해나 가뭄 등의 재해는 금세 우리의 목줄을 죈다. 지난 1979년 냉해 때 곡물메이저들은 1t당 200달러 하던 쌀값을 무려 550달러나 받았다. 이렇게 쌀은 식량안보 물질로 변하는데 일부 신자유주의자들은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그런 일을 할 나라는 없다'고 강변한다.

정작 쌀 생산기반 확보에 목소리를 높여야 할 사람은 소비자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쌀 생산자만이 대책마련을 요구할 뿐이다. 정말 우리는 아이젠하워처럼 착각과 편견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손규성 민권사회2부 차장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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