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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마찰' 언제까지/ 박화강


“하루감사 한달준비 자료요구는 산더미.”(부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

“아빠 얼굴 보기 힘들어요.”(전남도공무원직장협의회)

지난 10일과 11일 국정감사가 열린 부산시 회의실과 전남도청 정문 앞에는 이 지역 공무원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들이 이런 현수막을 내걸고 현행 지자체 국정감사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다행히 아직 지자체 어느 곳에서도 국정감사를 나온 국회의원들과 공무원들간에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국회의원들도 겉으로는 “불쾌하다” “착잡하다”고 말하면서도 질문이 조심스러워진 게 확연히 눈에 띈다.

공무원직장협의쪽이 국감에 반발해온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 업무 가운데 국가위임 사무는 10%도 안되는데 국정감사의 90% 이상이 지방고유 사무인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제7조2호)이 `고유업무에 관해서는 지방의회가 구성돼 자치적으로 감사업무를 시행할 때까지에 한한다'는 단서를 달아 광역 시·도의 국감을 규정한 만큼, 이제는 이 법률이 사문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곁들여진다.

그러나 정작 지방 공무원들이 갖고 있는 불만은 `사문화한 법률 조항'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국감 행태이다. 자료를 1000건 이상 요구해 한달 이상 `아빠 얼굴도 못보게' 해놓고 질문은 10건도 하지 않거나, 1년이면 200일 이상을 감사 준비만 하게 만드는 이중·중복감사, 자치단체장의 체면을 보아서 감싸고 두둔하는 수박 겉핥기식 감사, 지역구 민원이나 특정단체(개인)의 이권을 위한 질문만 장황하게 늘어 놓는 행태에 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눈을 돌려보면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지방자치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 위임 사무와 지방 고유 사무를 딱 부러지게 구분짓기도 어렵다. 이런 형편 때문에 아직은 `국감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 여론이다. 대다수 국민들도 현행 지자체 국감에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공무원들의 국감거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젓는다.

그러나 언제까지 연례행사처럼 지자체 국감을 둘러싼 마찰을 되풀이할 수만은 없다. 올해는 다행히 큰 물리적 마찰 없이 넘어갔다고 하지만 내년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제 국감도 끝나가는만큼 차분히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것 같다.

박화강/ 민권사회2부 부국장 h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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