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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사랑’ 운동 동참한 아버지들


△ 아들만 키우지만 딸사랑아버지모임에 동참한 정수복 사회운동연구소장(좌)과 정채기 한국남성학연구회장이 22일 발족식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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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평화운동이 시작됐다.” 22일 `딸사랑아버지모임' 발족 기자회견에서 방송인 김종찬씨는 이런 소감을 밝혔다. 이 모임이 내 딸만을 잘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 남녀 모두 평등하고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는 아빠들의 만남임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 모임에는 아들만 키우는 아버지들도 기꺼이 동참했다. 그 주인공들인, 9살난 현준이를 키우는 정채기(39) 한국남성학연구회장과 대인(15)이 아빠 정수복(46) 사회운동연구소장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진지했다.

    한국방송의 <정수복의 세상읽기> 진행자로도 낯설지 않은 정 소장의 아들 대인이는 매일 저녁식사가 끝나면 설거지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도맡는다. 특별활동 시간에는 십자수반에서 솜씨를 뽐낸다. 라면도 끓여주고 요리도 하는 그에게 친구들은 `식순이'라고 놀리지만 그는 태연하다. 얼마 전엔 `설거지를 할 때 나는 그릇만 씻는 게 아니다. 내 마음도 씻는다'는 시를 써서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대인이는 정 소장이 자연스레 앞치마를 두른 채 부엌에 서고 엄마 아빠가 평등하게 대화하며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노릇'에 얽매이지 않는 생활을 배웠다. 정 소장은 “환경과 여성을 모르면 21세기에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아이를 위한 교육인 셈”이라고 말한다. 정 소장은 8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아내과 평등한 살림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89년 귀국한 뒤 얼마 동안은 `남자가 어떻게 집안 일을 하냐'는 주변 어른들의 시선과 편하게 살려는 이기심으로 다시 가부장적인 남편이 돼버렸다. 그렇지만 여성상담소에서 일하는 부인이 직장과 가정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는 “목욕탕에서 손주를 정성껏 씻기고 돌보는 할아버지들을 가끔 만난다. 그 모습을 보며 남성들도 다른 사람을 돌보고 소통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걸 하찮게 여기는 문화에서 기회를 빼앗기고 산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제 남성도 그런 소중한 순간을 되찾아야 한다. 여성을 억압하는 권력과 혜택에 취해 사회가 요구하는대로 내면의 요구를 외면하는 삶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 대인이가 다니는 학교 운영위원회의 청일점 아빠로서 엄마들과 함께 맹활약 중이다.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을 위해 아버지들이 모였다

    정채기 회장은 97년 남성학연구회를 결성했다. 스스로를 옥죄던 `장남 장손 가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교육학자로서 여성운동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남성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남성의 삶은 무엇인지 연구하고자 했다. 몇년 전 “오빠가 하숙하며 편하게 학교 다니는 동안 나는 남동생 둘을 맡아 밥하고 살림하며 공부했다. 부모님과 오빠가 당연하다는 듯 나에게 그 일을 맡긴 게 사무친다”는 여동생의 말을 듣고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 회장은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곧 `아이가 있습니까, 아들입니까 딸입니까'하고 묻는다.

    그런 질문이 싫어서 얼버무리면 이상한 눈길로 보며 `딸인 모양이죠'라고 한다. 우리 의식 깊은 곳의 철학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준이에게 “너는 남자니까 이렇게 해야돼”란 말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내 아들도 평생 다른 사람의 딸들과 어울려 살거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아름답지 못한 관계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아버지들이 아들을 잘 키워야 한다. 엄마, 이모, 여자친구, 부인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부인이나 딸이 외출해 하루 종일 굶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그는 `내가 잠시만 없어도 집안이 엉망이 된다'며 스스로를 얽매는 여성들의 생각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남자 직원이 자녀가 아파서 조퇴하겠다고 하면 당장 책상을 빼라고 하는 게 우리 직장문화다. 아버지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지금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며 아버지가 육아에 동참할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 박민희, 사진 서경신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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