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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유출' 대답없는 미군

강원도 주둔 미군에 대해 피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치단체와 의회까지 힘을 보태 그동안 진보적 인사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온 미군 또는 미국에 대한 저항운동이 범시민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미군들의 오만한 태도에서 비롯됐다. 최근 원주 주둔 미군부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좋은 사례다.

`우리땅 미군기지 되찾기 원주시민모임'은 지난달 19일 미군부대의 기름유출 사실이 밝혀진 뒤 주한미군 사령관과 해당 부대장의 사과, 관련자 처벌, 피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다. 참다 못한 원주시민모임은 지난달 28일부터 미군부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미군의 고자세에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원주시도 사고와 관련해 미군부대 안의 기름탱크 관리일지 공개 및 원주시민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배상 여부 등을 미군부대에 공개 질의하는 등 시민의 자세를 적극 대변하는 전향적 모습을 보였다.

시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자 일반인들도 미군에 대한 시각과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원주시는 지난해말 사고가 날 것에 대비해 원주시, 경찰서, 시민단체 관계자와 미군이 참여하는 `행정협의회'를 만들자고 미군부대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군쪽은 경찰과 시민단체를 제외하자거나, 상급부대의 지시가 없다는 등의 핑계로 반년이 넘도록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다 기름유출 사고를 내 시와 시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도심지에 미군부대가 위치한 춘천에서도 시민단체의 저항운동이 계속되자 시의회가 미군부대 헬리콥터 이·착륙 등에 따른 피해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까지 만드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미군부대는 시민단체와 자치단체, 시의회 등이 요구하는 공동 피해실태 조사와 함께 예방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하루빨리 마련하고 이를 늦추거나 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의 요구'가 그동안 가슴앓이만 하던 `어제의 한탄'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아야 할 것 같다.

김종하 민권사회2부 차장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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