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눈] 땅투기로 얼룩진 쓰레기매립장

전국 곳곳에서 지역주민들이 “쓰레기장을 투명한 방법으로 선정해야 한다”며 행정기관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북 성주에서 쓰레기 매립장을 둘러싼 비리가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경북도가 전수복(70)씨가 이곳 주민 1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신청한 주민감사 청구를 처음으로 받아들여 현지조사를 한 결과 드러났다.

`성주군 쓰레기장 입지선정위원회'(위윈장 전수도)는 지난 97년 12월 수륜면 송계리에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김건영(63) 성주군수는 “땅값이 너무 비싸다”며 입지선정위원회와 공공시설 입지승인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98년 10월께 대가면 도남리로 쓰레기장 터를 바꿔버렸다.

김 군수는 평당 2만원하는 송계리 땅값이 비싸다며 멋대로 쓰레기장 터를 바꾼 뒤 지난 98년 12월 평당 4만4천원씩 도남리 땅 1만4천여평을 샀다. 공시지가와 시세의 2~3배를 넘는 값이다. 더욱이 이 땅은 쓰레기장 입지선정위원으로 활동하던 허아무개(56)씨 등 2명이 1년 전에 평당 2만원에 사들인 게 확인됐다. 허씨는 1년 만에 땅을 되팔아 2억~3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경북도 감사반은 “허씨가 김 군수와 특별한 관계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구체적인 유착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주군이 땅값을 매기기 위해 의뢰한 감정평가 과정에서도 의혹은 여전히 불거졌다.

경북도는 “감정사들이 쓰레기장 터인 도남리 땅을 감정한 게 아니라 땅값이 50% 이상 더 나가는 2.2㎞ 떨어진 대가면 옥화리 땅에서 감정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경북도 최영조(47) 감사관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지만 한국감정평가협회에 의뢰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해와 변상책임 등의 조처를 못했다”고 말했다.

군수가 맘대로 쓰레기장 터를 바꾸고 이 과정에서 몇몇 지역유지들이 부동산 투기로 거액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지만 경북도는 관련 공무원 4명을 경징계하라고 성주군에 통보하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지었다.

성주/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