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속빈강정' 외자유치활동

지방자치단체들이 외자를 유치한다며 꽤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선단체장이 들어선 뒤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영양가' 있는 실적을 올린 경우는 거의 없고, 주민 홍보용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강원도는 춘천시 의암호 안 중도와 붕어섬에 수백억원의 엄청난 예산을 들여 관광지 기반조성 사업을 벌였으나 몇년째 투자하겠다는 업체를 찾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 더구나 투자액 가운데 200억원이 넘는 돈은 지방채여서 해마다 막대한 이자만 물고 있다.

강원도는 그동안 자본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성과를 전혀 올리지 못해 빚더미만 떠안은 셈이다.

더욱이 강원도는 지난 98년 의암호와 속초 등 여러 지역의 대규모 관광사업에 외자를 유치한다며 투자유치기획단이라는 기구까지 새로 만들고 이 분야의 전문가도 3명 특채했지만 성과가 전혀 없어 도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투자유치기획단은 그동안 11차례에 걸쳐 직접 해외에 나가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 다시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3차례 설명회를 열 계획이어서 예산만 추가로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춘천시도 겉으로는 요란한 외자유치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손에 쥔 것은 하나도 없다.

프랑스의 패션디자인전문학교를 춘천에 유치하려던 계획도 국내의 사업파트너가 합작을 포기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고, 일부 외자유치 사업은 투자유치 조인식까지 가졌으나 백지화됐다.

춘천시로서는 성사 직전까지 간 사업을 놓친 경우라고 항변할지 모르나 투자유치 조인식을 치른 업체가 투자를 포기한 것에서 보듯 상대업체에 대한 연구가 모자랐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원주와 강릉 등 강원도내 다른 기초자치단체들도 투자유치단을 외국으로 보냈지만 대부분 빈 손으로 돌아와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물론 거액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체장이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해 외자유치 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들고 나와 자본을 끌어오겠노라고 큰소리를 친 사례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단체장들이 외자유치 계획을 거창하게 발표를 한 뒤 뒤늦게 `아니면 말고'라며 손 털었을 때 그동안 지역개발의 꿈에 부풀었던 주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무엇으로 달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자치단체들은 상대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 등을 통해 실질적인 외자유치 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종화/ 민권사회2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