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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1년04월04일22시12분 KST 한겨레/사회
    [동서남북] 벚꽃과 사꾸라

    4월이면 신문과 방송들은 남에게 뒤질새라 벚꽃이 북상하는 날짜를 등고선으로 안내해준다. 엊그제 꽃샘추위인가 싶더니 진해에서는 지난 1일 벌써 벚꽃축제가 시작됐다. 올해도 진해 군항제를 시작으로 제주(5일) 왕벚축제, 전주-군산 벚꽃잔치, 13일 강원도 강릉 경포 벚꽃축제까지 보름 남짓 전국이 온통 벚꽃축제로 들뜨게 된다.

    봄기운이라도 받을까 싶어 차를 몰고 집을 나서면 벚꽃 가로수를 지나야 하고, 차와 사람을 피해 산에 올라도 온산이 벚꽃이다.

    낮에 화사한 꽃도 좋지만 밤에 5개의 작은 꽃잎이 한장씩 떨어져 내리는 벚꽃나무 밑을 걸으면 봄철엔 그만한 휴식도 없는데, 꽃이면 좋고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면 그만이지 무슨 벚꽃타령을 그리도 길게 늘어 놓느냐는 타박을 들을만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벚꽃으로 상징되는 치욕과 수난의 가슴아픈 역사를 쉽게 지울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임금이 살았던 궁궐 창경궁에 동물원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벚나무 천지를 만든 것은 우리민족에게 휴식처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일제의 강제침탈시대에 당시 총독(데라우치)의 무단정치가 우리 민족을 지배하는데 실패하자, 일제는 사이토를 부임시켜 능청스럽게도 새로운 교육시설과 문화시설을 해준답시고 완화정책을 펴는 척하면서, `사람이 되려면 일본의 무사(사무라이)처럼 되고, 꽃이 되려면 일본의 벚꽃(사쿠라)처럼 되라'는 세뇌교육을 통해 우리민족의 혼을 빼앗고 자긍심을 짓밟으며, 일본 군국주의 뿌리를 이땅에 내리기 위해서 자기들의 나라꽃 왕벚나무를 전국 방방곡곡에 심어 그꽃를 보고 즐기게 하며…, 우리 무궁화를 천한 꽃으로 인식 전락시키고 멸종되게끔 유도하고…”(1981년 김석겸 엮음 <겨레사랑 나라사랑>, 이상수 (사)나라꽃무궁화운동 중앙회장).

    지난해 이맘 때 담양 병풍산을 오르려다가 산 들머리까지 난 새길 양쪽에 왕벚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순천 주암호를 끼고 난 새길에도 왕벚나무뿐이었다. 생각없이 `얼른 꽃을 보자'는 `성과주의'가 마음에 걸리면서 산행 내내 아픈 과거사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한달쯤 뒤 광주호에서 충장공 김덕령장군 사당을 거쳐 4수원지까지 오는 길에서 촘촘이 심어진 자미탄(백일홍)이 자주색 꽃봉오리를 올망졸망 터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광주민중항쟁 영령들이 잠든 망월묘역으로 가는 길에서는 마치 영령들의 넋처럼 하얗게 피어 향기까지 내고 있는 이팝나무 꽃길을 만났다. 또 함평 나비축제 길에서는 함평읍까지 십리길에 피어 있는 우리꽃 무궁화 길을 걸었다. 그때서야 한달 전 벚꽃에게 빼앗긴 `주권'을 다시 찾은 것처럼 가슴이 뿌듯했다.

    아무리 왕벚나무가 화사한 꽃을 피워도, 또 번식력이 좋더라도 이순신 장군 사당이 있는 한산섬에는 살지 못하게 하자. 일본의 국화가 그섬까지 뒤덮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우리가 지금 분별을 잃으면 일본은 언제까지 역사교과서 왜곡에 눈감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화강/사회2부 부국장h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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