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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0년12월26일19시41분 KST 한겨레/사회
    한겨레가 뽑은 국내 10대뉴스

    ▶▷해외 10대뉴스

    남북정상회담 이산상봉 '단비'
    올 한해 가장 큰 변화·발전이 일어난 분야로는 단연 남북관계가 꼽힌다. 기폭제는 분단 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과 ‘6·15 남북 공동선언’이다. 남북 장관급회담이 모두 네차례 열려 “공동선언 정신”을 구체화해 나갔고, 이산가족 교환방문도 두차례 이뤄져 1천만 이산가족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민족경제의 균형발전과 평화를 실어나를 경의선 복원 공사가 시작됐고, 경협추진위는 투자보장 등 4대 합의서를 만들어 경협의 안전판을 다지고 있다.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군 총수인 남북 국방장관 회담도 열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남북관계는 다시 한번 도약할 전망이다.
    화해 물꼬 김대통령 노벨평화상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한국인으로서 첫 노벨상 수상이라는 의미 외에, 남북관계 개선과 한국의 민주화 진전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는 함의를 갖는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의 향후 진로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배경을 설명하면서 “김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마무리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문했다. 또 “세계는 햇볕정책이 한반도의 마지막 냉전 잔재를 녹이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소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은 김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의사파업 정부 '쩔쩔' 환자수난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상식적인 약속이 의사들의 실력행사 앞에 무력하게 흔들렸다. 의사들은 초유의 의료공백 사태를 일으키면서도 내부의 이해관계를 정리하지 못해 몇달 동안 단일한 대정부 요구안조차 내놓지 못한 채 파업을 이어갔다. 정부 역시 의료개혁에 대한 장기적인 청사진 없이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멱살 잡혀 양보만 거듭했다. 결국 국민들은 ‘건강권’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받지 못한 채 네차례나 의료수가 인상이란 고통과 부담을 떠안고 말았다. 의약분업 사태는 힘있는 집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사건이었다.
    낙선운동 부패정치 '우수수'
    4·13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은 불법성 논란을 무릅쓰고 낙천·낙선운동을 강행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총 86명의 낙선운동 대상자 중 59명이, 또 중점 낙선운동 대상자 22명 중 15명이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는 데도 한몫을 했다. 기성 정치인의 상당수가 밀려났으며, `386 정치인'이 대거 당선됐다. 그러나 투표율은 역대 총선 사상 최저인 57.2%에 그쳤다. 지역 연고주의 투표행태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한나라당의 영남 석권과 제1당 고수, 자민련의 몰락으로 결론이 났다.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어 이후 국회는 파행으로 점철됐다.
    현대 '왕자의 난' 한때 퇴출위기
    3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경질로 시작된 현대사태는 삼부자 동반퇴진, 현대투신 자금난, 자동차 계열분리 난항, 현대건설 1차 부도 등으로 1년 내내 숨쉴틈 없이 전개됐다. 현대는 이 과정에서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정몽구-정몽헌 회장의 경영권 다툼과 `역 계열분리' 등 무리수를 거듭했다. 이에 신용평가기관들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낮추고 금융기관들이 자금회수에 들어가자 현대는 자동차 계열분리, 현대건설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등을 다 받아들였다. 현대는 11월 형제간 화해와 현대건설의 다섯번째 자구계획 발표 등으로 큰 고비를 넘겼고, 12월에는 정몽헌 회장이 경영복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경기 꽁꽁 노동계 다시 거리로
    우리 경제의 허약한 체질을 뼈저리게 확인시켜준 한해였다. 상반기까지 과열 논쟁이 일 정도로 빠르게 상승했던 경기가, 하반기 들어 대내외 악재에 잇따라 드러나면서 급속히 둔화된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와 경기 양극화로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바닥까지 떨어졌다.

    경기 위축이 부진한 구조조정 탓이라는 말도 있지만, 또 인력감축 위주로 진행된 구조조정은 노동계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노동쟁의는 25일 현재 건수와 참가 노동자 수에서 각각 지난해보다 26.8%와 99.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품걷힌 벤처 금융비리 '꼬리'
    인터넷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성행하던 `묻지마 투자'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벤처 열기도 식고 있다.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 시장의 매물로 전락하는 벤처들이 줄을 잇고, 신설 벤처의 증가 추세도 한풀 꺾였다. 덩달아 벤처기업 탈을 쓰고 `돈놀이'에 치중하던 `사이비 벤처인·벤처기업'이 잇따라 노출돼, 정현준·진승현씨가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유망 벤처로 꼽히던 엘앤에이치코리아 등도 주가를 높이기 위해 매출을 뻥튀기한 것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하지만 기술 벤처들의 열기는 여전해, 벤처 업계가 `옥석 가리기'를 통해 더욱 튼튼해질 것이란 희망을 갖게 했다.
    노근리…매향리…한-미 깊은 골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지난해에 넘겨받은 노근리 사건 진상규명의 과제는 6월25일이란 시한을 넘겨서도 여전히 공중에 떠 있다. 5월 미군의 폭격연습 사고를 계기로 매향리 주민의 분노가 폭발했지만, 매향리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과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가 7월 폭로한 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은 불붙은 반미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범인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일련의 사건으로 촉발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개정협상은 미국쪽의 버티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채 연말을 맞았다. 한-미 관계에 골이 깊게 팬 한해였다.
    남북선수단 올림픽 동시입장
    9월15일 남한의 농구 스타 정은순 선수와 북한 박정철 유도감독이 대형 한반도기를 맞잡고 아리랑 선율에 맞춰 시드니 올림픽 스타디움에 들어섰을 때 경기장의 11만 관중은 국적을 가릴 것 없이 일어서서 손뼉을 치며 축하했다. 그동안 이따금 통일농구 등 남북 스포츠 교류가 있었지만, 지구촌 가족을 앞에 두고 이뤄진 이날의 남북의 동시 입장은 꽉 막혔던 남북 스포츠 교류 장애물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남북의 선수들을 비롯한 체육 관계자, 온 겨레는 이날 동시 입장의 환희와 감격을 결코 잊을 수 없다.
    한빛은행 대출 실세외압 불거져
    <한겨레>의 특종기사로 처음 세상에 알려진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은 올 하반기 봇물처럼 이어졌던 대형 금융비리 사건의 시발점이 됐다. 또 그때마다 제기된 권력층 개입 의혹도 한빛은행 사건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결국 현 정권의 `실세'로 불려온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신용보증기금 대출 압력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자진사퇴하게 됐고 내년초 국회의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후 정현준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등 대형 금융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권력층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이 사건이 남긴 후유증은 자못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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