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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29(수) 17:49

은행들 ‘주택담보대출’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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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중은행들의 고민거리는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부동산값 급등을 가져온 주범의 하나로 주택담보대출 과열경쟁이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에서는 현장조사까지 하겠다며 연일 은행들에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만큼 리스크 없이 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돈을 벌자니 정부가 무섭고, 정부 말을 듣자니 돈이 우는’ 상황입니다.

    이런 은행들의 딜레마를 잘 보여준 사건이 28일 ‘하나은행 보도자료 사건’입니다. 하나은행은 오전 일찌감치 ‘3건 이상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금리를 0.2% 더 물리겠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습니다.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3건’에 있었습니다. 지난달 금감원의 지시로 은행들이 3건 이상 대출은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효성이 거의 없는 셈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금융감독원이 ‘진노’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즉시 “실효성이 있도록 2건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하라’고 말해줬다”고 하더군요. 하나은행은 오후 2시가 넘어 부랴부랴 2건으로 고쳐서 다시 자료를 냈습니다. 애초에 기획부서에서 이 제도를 추진하자 영업현장에서 “고객 다 뺏긴다”고 아우성을 쳤던 모양입니다. 고심하던 기획부서는 “일단 3건부터 시작해서 차차 확대하자”는 절충안을 냈던 것입니다. 어쨌든 잘해보려다 일이 꼬인 셈입니다.

    하나은행은 사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처음 몇개월 금리를 깎아주는 ‘초기 금리 감면 제도’도 제일 먼저 폐지했습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다른 은행들이 대부분 폐지를 안 했다는 것이죠. 하나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먼저 하면 따라올 줄 알았다”며 당혹스러워했습니다. 그는 “언젠가는 돌아오겠죠”라고 힘없이 덧붙였습니다.

    애초 초기 금리감면 시행을 6월말까지로 못박았던 신한은행은 연장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 다 하는데 우리만 폐지하면 영업에 타격이 크고, 그렇다고 연장을 하자니 정부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말일을 하루 앞둔 29일에야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에 엄포를 놓고 있는 금융당국도 그리 기운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집을 사면 몇억씩 올라가는데 금리 0.2% 더 받는다고 대출 안 받겠냐”고 말하더군요. 그는 “시중에 먹잇감을 찾아 400조원의 돈이 돌아다니는데 주택담보비율(LTV) 하향조정이나 차등금리 한다고 해서 별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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