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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20(월) 18:53

은행 ‘미끼금리’ 여전


“주택담보대출금리 첫 3~6개월은 싸게…”
“소비자 농간하는 과당경쟁”…금감위 아직 개입안해

시중은행들이 금융감독 당국의 과당 금리경쟁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의 초기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미끼금리’를 여전히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기 금리감면 이외에도 각종 우대 금리를 제시하며 타행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자금의 과도한 부동산시장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확인한 결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이 대출 초기 금리감면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우리·신한·외환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객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초기 3~6개월 동안 0.5~0.7%포인트의 금리 감면혜택을 주고 있다. 조흥은행은 금리를 6개월짜리 금융채에 연동할 경우 최고 0.8%포인트, 그 밖의 금리인 경우 0.4%포인트 할인해 주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초기 수개월 동안 최고 1.5%포인트까지 깎아주기로 한 뒤 나중에 상환하는 과정에서 감면 부분을 되돌려 받는 ‘조삼모사’식 편법을 쓰고 있다.

하나은행만이 지난 5월 말께 “주택담보대출 금리 우대는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이라며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이런 초기 금리우대 정책을 중단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은 또 대출 초기 금리 감면 이외에도 우량고객에게 지점장 전결로 0.2~0.3%포인트 할인해 주거나 거래실적·자사 카드 소지여부·대출금액 정도 등에 따라 0.2%포인트 정도 금리를 깎아주는 등 다양한 금리 깎아주기를 제시하며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과열되자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달 초 과당경쟁에 따라 모두가 공멸하는 ‘붉은 바다(레드오션)’를 경고했으며, 금감원도 고객이 타 은행 대출 상환용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 은행이 금리를 깎아주지 못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지난달 ‘은행 갈아타기용 대출’에 대한 금리 감면제를 폐지했으나, 초기 금리할인은 오히려 더욱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부 외국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유치 공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은행들도 이에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금감위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은행 갈아타기용 대출에 대한 금리 감면 조처는 고객 빼앗기 차원의 과당경쟁으로 판단되어 개입했지만, 초기 금리 감면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돼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정부·금융당국이 부동산대출담보인정비율(LTV)제한과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 등 부동산시장 과열 방지 대책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과당 금리경쟁을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인사는 “‘미끼금리’는 사실상 소비자를 농간하는 행위이며 은행들 스스로에도 좋지 않은 과당 경쟁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주택관련 대출은 장기 대출인데 처음 몇달간 금리를 깎아주는 것은 미끼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 가액만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대출자의 신용과 상환능력에 따라 차등적인 금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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