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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5.24(화) 18:32

‘수출한국’ 바닷길 굵은 땀방울로 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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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라카해협 밤샘 경계령

  • 소설가 한창훈씨의 화물선 통행르포

    우리나라는 원자재를 비롯한 수출입 화물의 99.7%를 배로 나른다. 지난해 수출입 물동량은 6억7천여만t에 이르며, 국적 선사의 외항선은 865척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현대상선(사장 노정익)의 컨테이너선 현대 하이웨이호를 타고 17일 동안 뱃길에 동행한 소설가 한창훈씨가 선원들의 땀방울이 어린 수출 현장의 르포를 보내왔다.

    부산항 제 5부두 허치슨 터미널. 전 세계에서 온 컨테이너들이 겹겹이 쌓인 채 뭍이나 바다행을 기다리고 있다. 멋모르고 걸어들어 갔다가는 미아 되기 십상일 정도로 거대한 이곳은 얼마 전 현대가 자금난 때문에 팔아 외국 회사 소유가 되어 있다. 내 물건을 잃은 것처럼 아까운 그곳에 우리가 탈 현대 하이웨이호가 위용을 세우고 있었다.

    하역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1960년대 후반 미국의 시랜드사와 매트손내비게이션사에 의해 개발되어 해상수송의 혁명을 일으켰다는 컨테이너. 컨테이너선의 선형은 톤 보다는 길이 20피트짜리 박스를 뜻하는 단위인 TEU(Twenty - foot Equivalent Unit)로 계산한다. 2200TEU급의 이 배는 길이 182m, 폭 30.2m, 2만1600t이다. 배 바닥에서 브리지까지 높이 53.2m, 2만6천마력 엔진에 하루 벙커시유 80t(약 1200만원)을 쓴다. 그러나 이 배는 작은 편이며 유럽을 다니는 배는 5500TEU급이라는 게 이준기 과장의 설명이다. 4월14일 저녁 8시가 조금 지났다.


    △  현대 하이웨이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항해하고 있다.

    배는 긴장의 연속이다. 14일 광양항 들려 15일 아침 7시 부산항 출발. 16일 밤 10시30분 대만 기륭항 접안. 17일 오전 8시 기륭을 출발해 18일 오후 2시30분 홍콩항 접안. 저녁 9시 홍콩 출발. 네 시간만인 19일 새벽 1시 얀띠안 접안. 오전 9시 싱가포르 항을 향해 출발. 그러는 사이 바다색이 변하고 수심이 바뀌고 각 나라의 화물선이 스쳐갔고 날치가 솟구치고 물새가 곤두박질을 쳤다.

    “죽음의 시나리오가 이제 막 끝났습니다.”

    예인선 도움을 받아 얀띠안 부두를 떠난 뒤, 양대성 3등 항해사가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6일 동안 광양-부산-기륭-홍콩-얀띠안, 이렇게 다섯 항구를 거치느라 선원들은 초주검이 되어 있었다. 긴장과 불면으로 붉은 핏발이 눈에 섰고 업무에 시달리느라 작업복조차 제대로 빨지 못한 상태였다. 싱가포르 입항은 4일 뒤. 식사 시간인데도 겔리(식당을 이르는 선박 용어)에는 사람이 드물었다. 밥보다도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게 급선무였던 것이다.

    말레이 반도 남단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서울 정도 크기에 인구 420만명이지만 하루 평균 1000여척의 선박이 정박해 15만TEU 이상이 터미널에 적재되어 있다. 하루 평균 5만TEU 물량이 처리되며 3분에 한 척씩 입출항을 하는 곳이다. 배는 다시 바빠진다.

    부산항 떠나 다섯항 돌자 선원들 ‘초주검’
    싱가포르 입항 슬로~ 스톱! 자로 재듯 고난도작업
    ‘시간과의 사투’ 컨테이너 내리자마자 닻올려
    1000억대 물건 35일운송 경비빼면 75만달러 수익
    수출입 물동량 99.7% 배로…“바다가 먹여 살려”


    △  홍콩항에서 짐을 부리는 현대 하이웨이호.

    도선사가 올라오고 항구가 가까워지면 일항사와 갑판장, 갑판원이 선수로, 이항사와 조기장, 갑판원이 선미로 간다. 아주 조그마한 차이에도 거듭 댓 슬로 어헤드, 스톱 엔진, 댓 슬로우 아스턴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배를 붙인다. 아주 정교한 고난도의 작업이다. 바우라인의 선수와 선미 작업팀이 끊임없이 무전기로 상황을 보고한다. 조금씩 조이고, 조이고 하다가 거대한 배는 비로소 제 자리에 몸을 댄다. 선원들은 각각의 밧줄에 쥐 방지용 판을 대고 다음 장소로 서둘러 이동을 한다.

    승하선용 계단을 내리고 추락을 대비한 그물을 계단 아래로 펴는 작업을 하는 동안 사무실에서는 입항 절차를 밟느라 분주하다. 크레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컨테이너를 철컹거려대며 내리기 시작한다. 트레일러들이 줄을 지어 착착 받아 싣고 가고 또 싣고 온다. 그러는 중에도 냉동 컨테이너 상태를 살피는 기관부 팀들의 손이 바쁘다.

    모든 화물이 그렇지만 특히 컨테이너는 시간이 생명이다.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다음 항을 향해 밧줄을 풀고 대양을 향해 머리를 튼다.

    두바이까지 다녀오는 35일 간의 1항차 평균 운송 수입이 약 145만 달러인데, 연료비 포함한 총 경비 70만달러를 빼면 75만달러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김완석(44) 선장은 설명한다. 주로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 고가의 물건들을 주로 싣는데 물건 값만 얼추 1000억원 정도 된다. 그 일을 한국인 선원 15명 (실습중인 한국해양대 3학년 학생 두 명 포함), 미얀마 선원 7명, 총 22명이 해낸다.

    “지금까지 땅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바다가 우리를 먹여 살렸구나.”


    동행한 유용주 시인의 말이 아니라도 바다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지구는 물의 행성이구나. 인류의 미래는 바다에 달려있구나. 탄생의 본처로써만이 아닌, 우리 인류가 입을 대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곳이겠구나. 그동안 우리의 시선은 늘 대륙을 향해 있었는데 이제 새로운 시각과 접근으로 바다를 만나야 하겠구나.

    각국의 화물선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나라 배들도 연신 만난다.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한다.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1만2천km를 달려 무역항이자 무역 중개지 두바이에서 현지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는 강종현 부장과 조재병 과장의 환대를 받으며 우리는 내렸다. 17일간 한 배를 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배려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승무원들이 난간에 서서 오래도록 손을 흔들어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배로 달려가 남은 항차를 같이 하고 싶었다.

    그들은 다시 푸른 바다를 가르며 이동을 하리라. 해도를 들여다보며, 레이더를 살피며, 항해일지를 쓰며, 페인트를 칠하며, 엔진을 닦고 조이며, 해적 당직을 서고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다른 나라 항구를 향해 갈 것이다. 외로움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고독을 잠자리로 하여 망망대해 너머로 짐을 옮길 것이다. 가족을 그리며 침묵과 땀방울로 견딜 것이다.


    말라카해협 밤샘 경계령

    적도를 코앞에 두고 북북서로 항로를 바꾸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경계인 말라카 해협이다. 중동을 가는 모든 배는 이곳을 지나기 마련인데 만나면 불편한 손님이 있으니 바로 해적이다.

    해적이라는 말에는 반항, 자유, 독립 뭐 이런 낭만의 색채가 깃들어 있다. 그 동안의 이야기가 그렇고 영화가 그렇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자동소총, 로켓포, 강탈, 죽음, 부상, 납치 이런 단어와 만나야 한다.

    해협에 들어서자 선원들의 긴장은 두배로 높아진다. 해도에도 최근에 해적이 출몰한 지역이 촘촘하게 표시가 되어 있다. 항로는 그 표시들 한 가운데로 나있다.

    해적 얼씬도 하지마!
    물대포 쏘고 서치라이트 켜고

    취약 장소인 선미 양 옆으로 물대포를 쏘고 윙브리지의 서치라이트를 켠다. 당직을 서 수상한 선박의 접근을 발견하면 배는 좌우로 움직이며 접근을 방해하고 말레이시아 해양경찰에게 신고를 한다. 그게 해적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 배가 이렇게 경계를 튼튼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 전달이 당직의 목표인걸 알고, 우리는 밥값이라도 하고 싶어 당직을 자청했고 선장은 말리다가 이윽고 허락을 해주었다.

    일행 중 가장 선배인 박남준 시인이 자못 비장한 어조로, 혹 잘못 되면 몇 푼 되지 않는 자신의 전 재산을 시민단체에 기증하라, 유언을 남기고는 목소리를 죽여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야, 당직 설 때 나 혼자 따로 세우지 마.”

    당직은 밤 내내 진행되었다. 잔잔한 바다. 동그랗게 떠오른 달. 해적만 아니라면 술 한 잔 따라놓고 대양을 찬미하고 항해를 찬양해도 좋을 그런 날이었으나, 그 아름다운 바다에 경계의 눈초리를 던져야 했다.

    그리고 인도양. 붉은 해가 저쪽에서 떠 몸살을 앓으며 이쪽으로 지면 문득 노란 달이 떠올랐고 아예 작정을 하듯 별빛 쏟아져 내리는 그 깊고 푸른 바다를,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배는 순한 초식 동물처럼 쉬지 않고 항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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