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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경제 등록 2004.10.01(금) 10:50

김정태 국민은행장 “여의도 앞 흐르는 강물처럼 물러난다”

감독당국으로부터 회계기준 위반에 따른 중징계를받아 연임하지 못하고 이달말 퇴임하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1일 자신의 마지막 월례조회에서 지난 3년간 통합 국민은행 최고경영자로서의 성과와 부족함을 평가하고후배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당부의 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밝은 표정으로 월례조회가 열린 강당에 입장한 김 행장은 우수사원들에 대한 시상이 끝나자 미리 준비한 원고를 바탕으로 국민은행장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조회를시작했다.

김 행장은 "은행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태산 같지만 여의도 앞을 흐르는 강물처럼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고 물러나겠다"며 "오늘이 마지막 조회라고 생각하니만감이 교차하고 지난 3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행장은 이어 "통합 은행의 초대 행장을 한 만큼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경영자로서 잘한 부분과 미진한 부분이 있겠지만 3만여명의 임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열심히 했기 때문에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기였다"며 지난 3년을 자평했다.

그는 또 "국민은행이 통합 이후 세계 최고의 소매 금융회사라는 장기 비전을 설정한 뒤 자율경영 체제 정착, 뉴욕증시 상장, 청소년 금융교육 등의 성과를 이뤄냈고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는 카드사 합병 등으로 자본시장에 적극 참여하면서 선도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같은 노력은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 뿐만 아니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선진 경영시스템을 단시간내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직원들에게신뢰와 이해를 구하지 못한 부분과 내부통합 작업의 부진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국민은행은 통합 이후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들 사이에 갈등이 존재했었고 아직도 국민은행 노조, 주택은행 노조, 국민카드 노조 등 3개 노조가 분리돼 있어 화학적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국민은행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뱅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마련한 만큼 원칙과 기본을 지키면서 변화를 선도하고 내부통합을 이룬다면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최고의 은행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특히 원칙과 기본에 대해 수차례 강조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에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게 단기간에는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빗댄듯한말을 하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LG카드 사태와 국민카드 합병 회계처리 과정에서 자신은 최고경영자의 원칙과 기본인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했지만 현실에서는 징계라는 불이익을 당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은 김 행장이 그동한 수차례 강조해온 경영 모토"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행장은 끝으로 "차기 행장 선출이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아있지만 근거없는소문에 지나친 관심을 갖지말고 평소대로 영업에 전념해달라"라고 다시 한번 당부하고 "저도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고 2004년 임단협도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0여명 임직원의 박수속에 강당을 빠져나갔다.

(서울=연합뉴스)

http://www.hani.co.kr/section-004000000/2004/10/0040000002004100110504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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