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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0.21(목) 17:53

"국민들 ‘수도 서울’ 법규범으로 안느껴"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들이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을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승강기에 올라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행정수도 위헌’

소수의견 살펴보니
전효숙 재판관
"관행은 성문헌법 우선못해"각하
"수도이전에 헌법개정 필요하지 않다"덧붙여


재판관 8 대 1로 위헌 의견을 보인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전효숙 재판관은 “서울이 수도라는 점을 관습헌법으로 본 다수의견의 논지는 (성문법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일하게 ‘각하’ 의견을 냈다.

전 재판관은 결정문의 반대 의견을 통해 “우리 헌법의 목적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냐 하는 것은 그런 목적 실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 재판관은 이어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인식돼 온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여기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들이 수도의 위치가 개헌을 통해 이를 바꿔야 할 만큼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것으로 인정해 왔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다. 전 재판관은 행정수도특별법의 입법과정을 예로 들면서 “여야 의원들 역시 법률 입법과정에서 수도 이전이 헌법을 바꿔야 할 사항이라는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이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로 확대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게 전 재판관의 반론이다.

전 재판관은 특히 “성문헌법을 지닌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을 지닌다”며 “헌법적 관행에 의해 성문헌법이 변질되거나, 관습적인 관행이 우선시돼 국가생활을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문헌법은 헌법 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제정했기 때문에 최고의 권위가 있으며, 규범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관습헌법을 이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수도 이전에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다수의견은 보완적 성격의 관습법이 성문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입법권을 제한하는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게 전 재판관의 견해다.

전 재판관은 또 “다수의견은 수도처럼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직접 국민이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로 규율되고 있다”며 “이같은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 재판관은 이어 “국회가 당리당략에 의해 입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국회가 대의기관인 이상 책임은 이같은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 재판관들 의견 요지>

윤영철(소장), 권성, 김효종, 김

경일, 송인준, 주선회, 이상경 재판관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상 명문의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행이므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특별법은 이를 헌법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했으므로 위헌이다.”
제130조 국민투표권 침해 위헌 (인용)

김영일 재판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 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행위이지만 법치주의 원리는 어떤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붙이지 않은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 원칙과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헌적인 것이다”
헌법 제72조 국민투표권 침해 위헌(인용)

전효숙 재판관
“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 변경이 헌법 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형시키는 것이되므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구한다고 할 수 없다”“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 개정에 속하지 않는다”
헌법 제130조 국민투표권 침해 가능성 없음(각하)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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