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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11(월) 00:09

북-미 직접 접촉 폭 확대 주목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왼쪽) 면담에 앞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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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차원 높은 화해 협력 기대

  • 미국 반응과 전망
    “협상결과 알 수 없다”조심스런 반응 우세

    미국 언론과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소식 만큼이나, 이번 발표가 북-미간 고위급 직접 접촉을 통해 조율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베이징 면담은 이달 초 뉴욕 세미나에서 기초가 놓아졌다고 9일(현지시각)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 세미나에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은 “북한은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회담 날짜와 회의 주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갖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여 힐-김계관 만남이 성사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베이징 방문 전에 이 만남을 알고 있었지만, 결과에 대해선 확신을 하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정부관리들의 말을 따 보도했다.

    미국은 일단 힐-김계관 만남을 “외교적 메시지의 교환일 뿐, 협상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6자 회담의 맥락에서 북-미간 직접대화는 가능하지만, 직접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확고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두시간이 넘는 만남에서 양쪽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에 대해 폭넓게 얘기를 나눴다고 힐 차관보는 밝혔다. 이는 북한과 미국의 접촉 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번 4차 6자회담이 과거와는 달리 실질적 대화 진전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라이스 국무장관과 힐 차관보가 부시 행정부 1기 때의 국무부 팀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유연성을 점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워싱턴의 분위기는 대체로 조심스런 편이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태평양연구소장은 “북한의 최근 태도엔 긍정적 면이 있지만, 핵 포기를 하겠다는 결정적 태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 관리들은 (새 6자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낮추려 애쓰고 있다”며, 한 관리의 말을 따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회담 복귀를 예상하고 있었기에, 북한의 복귀 발표에 놀라움을 표시하진 않았다. 휴일이기도 했지만, 미국의 공식 반응은 다나 페리노 백악관 부대변인이 “우리는 북한의 회담 복귀를 환영한다. 회담에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게 전부였다.

    지난 8일 백악관의 아시아 담당 관리를 만난 워싱턴의 한 한반도전문가는 “그 관리는 북한의 복귀를 낙관했다”며 “그는 또 북한이 이번 회담에선 과거와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미대표단 라이스 주도
    체니 입김 변수

    미국의 회담 대표단 구성은 회담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간주돼왔다. 지난 세 차례의 6자 회담에서 미국은 대표단을 짜는 데 적잖은 진통을 겪었는데, 이는 강·온파가 서로 자기 사람들을 대표단에 넣으려 했기 때문이다. 딕 체니 부통령이 한때 대표적인 강경파인 존 볼턴 국무부 군비통제 차관(현재 유엔대사 내정자)을 미국 대표단장으로 강력하게 밀었던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결국 국무부내 온건파로 꼽히던 제임스 켈리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대표단장을 맡았지만, 강경파는 볼턴 차관의 보좌관인 마크 그룸브리지 박사를 대표단에 집어넣어 켈리를 견제했다.

    이번엔 대표단 구성에서 과거보다 갈등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인적 구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단장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임명될 게 확실하다. 또 조지프 디트라니 대북 담당대사(차석대표)와 국방부의 리처드 롤리스 동아태 담당 부차관이 이번에도 대표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선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보좌관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진다. 관심은 체니 부통령이 누구를 대표단에 뽑느냐에 쏠린다. 체니 부통령의 선택에 따라 미국 6자 회담 대표단의 정치적 색깔이 상당히 달라지리란 관측이 많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중국 ‘거중조정’없이 회담재개 합의
    대북 영향력 행사 신중해질 듯
    중국 반응과 북-중 관계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발표로 회담의 ‘조정자’ 구실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회담 재개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별대표(특사) 자격으로 12일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북한 쪽과 구체적인 회담 일정 및 의제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애초 올 4~5월께로 예정됐던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북 일정까지 미뤄가며 북한의 회담 복귀를 위해 막후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막판에 중국의 직접적인 거중조정 없이 북-미 두 나라가 회담 재개에 합의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에서 다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지난 200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빚어진 ‘제2차 북핵 위기’ 이후, 중국의 주도로 북-미-중 3자 회담을 통해 그해 8월 첫 6자 회담을 열었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 8일 중국과 북한이 동시에 탕 위원의 방북 사실을 밝혔을 당시, 중국 외교가에선 탕 위원의 방북 기간 중 6자 회담 재개 및 후 주석의 방북 시점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이 3차례의 6자 회담 등 북핵 문제 논의 과정에서 한국·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북한에 은근한 압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북한 쪽의) 불신과 불만의 표현”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 재개될 6자 회담에서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가 이전보다는 좀더 신중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 주석은 이날 6자 회담 재개를 환영하며 회담 당사국들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등 회담 참가국들과의 긴밀한 접촉과 협력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4차 회담에서 진전을 모색하는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연합 leess@hani.co.kr



    일 "신중", 러 "환경"

    일본 정부는 북한의 회담 복귀를 계기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일 납치 협의 재개를 위한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쪽의 시선이 냉랭해 곤혹스러운 처지다. 일본 외무성은 10일 담화에서 “회담 재개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국제적인 핵무기 확산방지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회담 재개가 북한의 핵포기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한·미·일 공조를 튼실히 하면서 북한의 태도를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정부는 9일 북한 6자회담 복귀 발표가 나오자마자 외무부 공식성명을 통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그러나 북-미간의 상호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번 6자회담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 체제보장에 관한 미국쪽의 많은 양보가 있어야 하고, 회담의 본래 목표 외에 납치 문제 등 다른 문제가 제기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모스크바/연합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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