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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5.31(화) 19:15

흔들리는 청와대―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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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과제위, 노대통령 주문으로 정책집행”

  • 인사수석에 '서남해안 개발 맡겨
    노대통령 '사람'의존 스스로 원칙깨

    행담도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그동안 청와대가 내세워 왔던 ‘시스템에 의한 국정 운영’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주어진 권한을 넘어 ‘의욕 과잉’을 보이는데도 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장치가 가동되지 못했음이 나타난 데 이어, 이번에는 ‘시스템 운영’의 주창자인 노무현 대통령 자신마저 시스템보다는 사람에게 의존한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선, 행담도 개발사업을 낳은 ‘모태’인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초창기에 주도한 것은 노 대통령의 지시 때문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청와대와 정 전 수석의 말을 들어보면, 노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중반 정 전 수석이 인사관련 보고를 하러 간 자리에서 “국토 균형발전의 요체는 낙후된 호남의 발전이므로, (호남 출신인) 정 수석이 이 일을 맡아달라”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인사수석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일단 거절했으나, 며칠 뒤 노 대통령이 자신을 관저로 불러 아침을 함께 하며 서남해안 개발을 위한 역할을 거듭 당부해 이 일을 맡았다는 것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서남해안 개발이라는 큰 구상을 그쪽 지역 출신인 인사수석에게 여론을 잘 수렴해 구상해 보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정 전 수석이 그것을 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라는, 무게가 실린 지시는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그럼에도 문외한인 정 전 수석으로서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따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후 국토개발 전문가 등을 수없이 만나는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다가, 문제의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을 만나게 된다. 이후 이 만남은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으로 이어지면서 행담도 의혹의 불씨를 키웠다.

    노 대통령이 공식 라인은 제쳐둔 채,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비전문가인 인사수석에게 호남개발 업무를 떠안긴 것이 결과적으로 ‘대형 실책’을 낳은 셈이다.

    김 사장에 대한 평가에서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정태인 전 동북아시대위 기조실장은 김 사장에 대한 조사를 정보기관에 맡긴 결과, “경력은 아주 좋은데, 행색이 꾀죄죄하고, 청와대를 팔고 다닌다”는 평가를 전달받았다. 김 사장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논란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는데도, 국가정보원으로 추정되는 이 정보기관의 조사는 ‘인상비평’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이어 청와대 관계자들이 김 사장을 ‘탁월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전적으로 의존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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