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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14(목) 18:08

국회, 보안법 논의 시작...회기 안 처리 ‘글쎄’


△ 최연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왼쪽)과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의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한나라당이 지난해부터 ‘제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미뤄왔던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14일 국회에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및 형법 개정안을 낸 지 6개월만에 보안법 개·폐 논의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 한나라당, 후퇴한 개정안=한나라당의 개정안은 박근혜 대표 등이 그동안 밝혀왔던 “보안법 대폭 개정” 방침과는 거리가 멀다. 한나라당은 보안법의 이름을 ‘국가안전보장법’으로 바꾸고, 핵심 쟁점조항인 제2조의 ‘정부 참칭’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날 제출한 개정안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이런 태도에는 열린우리당과의 협상을 위해 일단 최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의 개정안을 보면, 대표적 독소조항인 불고지죄(제10조)가 삭제됐고, 찬양·고무죄(제7조)는 죄명을 ‘선전·선동죄’로 바꾸고 단순한 선전·선동 행위는 처벌하지 않도록 했다. 또 금품수수(제5조), 잠입·탈출(제6조), 찬양·고무(제7조), 회합·통신죄(제8조)의 경우,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이 뚜렷한 경우’로 처벌대상을 엄격히 했다.

불고지죄 삭제, 단순 선전선동 처벌안해
29일께 열린우리당 폐지안과 함께 심의
빠듯한 일정, 의지부족 탓 처리 미룰 듯

◇ 처리 전망은?=한나라당의 개정안은 국회법에 따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뒤 15일이 지난 오는 29일께 열린우리당의 보안법 폐지안과 함께 심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여야의 시각차가 워낙 커, 순탄하게 처리될 것같지 않다.

법사위의 열린우리당 쪽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이 ‘상정 불가’의 고집을 꺾고 상임위의 공식적인 논의의 장에 들어선 것은 평가한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의)개정안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않았고, 인권침해 독소조항이 고스란히 살아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은 보안법을 폐지한 뒤 안보 위협요소는 형법 개정으로 보완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폐지는 절대 안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게 문제다. 제3의 법을 새로 만드는 ‘대체입법’ 방안이 절충점으로 거론되지만, 각각 당내에서 반론이 만만치 않다.

여야는 또 법안 논의 방식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법사위의 한나라당 쪽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이날 “중요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에 관계 없이 지도부간 협의를 하는 게 국회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법사위 상정 절차와 상관없이, 여야 원내대표간에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법사위원 15명 가운데 보안법 폐지에 찬성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이 다수(9명)인 점을 의식해, 열린우리당과 ‘1 대 1’ 협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안법 개·폐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정’ 이상의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임시국회가 5월4일에 끝나는 데다, 여야 모두 처리 의지가 높지 않은 탓이다. 열린우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충분한 논의를 하겠지만, 이번 임시국회 처리를 밀어붙이진 않겠다”고 말했다. 황준범 임석규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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