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hani.co.kr

기사섹션 : 정치 등록 2004.09.30(목) 19:03

의문사위, “과거청산 후퇴안돼” 정치권 공개비판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위원장 한상범)는 30일 ‘현 과거청산 정국에 대한 의문사위의 입장’을 발표해, “과거청산과 관련한 입법의 문제는 그동안 이룩해 낸 과거청산 운동이나 활동 성과보다 후퇴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동행명령이나 계좌추적, 통신조회 등 조사 권한은 영장주의에 입각해 보장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2기 의문사위가 지난 6월30일 조사 활동을 마친 뒤 정치권의 과거청산 논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문사위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상당한 우려와 불안을 금할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수구 세력과 야당의 공세에 떠밀려 역사적인 과거청산 과제를 한낱 정치적 흥정의 산물로 전락시킨다면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문사위는 또 “한나라당은 과거청산 문제를 역사학자의 판단에 맡기자며 ‘현대사 조사연구를 위한 기본법’을 당론으로 정했다”며, “이는 감추어서 지워질 수 없는 추악한 과거를 영원히 ‘벽장’ 속에 숨겨 두겠다는 것으로 과거청산을 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반대의사의 표명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의문사위는 이어 “앞으로 해야 할 과거청산 작업은 크게 3단계로 진행돼야 한다”며,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국가기관을 설립해 과거청산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방안 마련 △진실규명 작업을 하기 위한 제반 기구를 구성해 조사·연구 △진상규명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에 따른 배상이나 명예회복, 교육과 기념사업 등 후속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거청산 관련 시민단체와 피해자 단체 등으로 구성된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도 강력한 조사 권한을 가진 단일한 국가기구 설립을 뼈대로 하는 입법안을 다음주께 마련하기로 했다. 서우영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열린우리당이 최근 동행명령 거부에 대한 처벌 조항 삭제 등 조사 권한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지만 국민위의 안에는 강력한 조사 권한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청산 국민위의 입법안은 ‘친일진상규명 특별법’의 내용을 제외한 일제 때의 강제징집, 한국전쟁 전후의 민간인 학살, 군사독재 때의 인권 유린 등 과거사 문제를 포괄하는 통합안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http://www.hani.co.kr/section-003000000/2004/09/003000000200409301903403.html



The Hankyoreh Plus copyright(c) webmaster@news.hani.co.kr